대구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 코앞에 두고 해외연수 감행||눈에 뻔한 행정감사, 사안의 핵심



▲ 대구 서구의회 전경.
▲ 대구 서구의회 전경.






행정사무감사를 코앞에 두고 해외연수를 강행한 대구 서구의회가 ‘예상대로’ 실효성 없는 질문만 늘어놓는 등 소리만 요란한 ‘허탕’ 감사를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구의회는 이번 해외연수 보고서를 2년 전 다른 국가를 다녀온 후 만든 보고서와 거의 동일(본보 12월4일 1면)하게 작성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서구의회가 각종 사업의 적합성을 살펴보고 추진 실태를 점검하는 등 행정 전반을 면밀히 살피고 문제점을 짚어야 하지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사안의 핵심을 건드리기보다 구정 실태 파악과 막연히 대안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서구의회에 따르면 2019년도 행정사무감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5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2018년 10월1일부터 올해 9월1일까지 구정 업무 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을 논하는 자리였다.

문제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해외연수 강행으로 뭇매를 맞은 서구의회가 심층적인 조사와 별다른 대책 없이 감사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할 의회가 ‘행정사무감사 요구서’만을 참고해 ‘사업이 잘 되고 있느냐’, ‘이 사항에 대해 설명해봐라’ 등의 발언만 이어갔고 의원마다 지적할 만한 사안이 없어 구정 업무 실태를 되묻고 말꼬리를 무는 무색무취의 감사였던 것.

특히 한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요구서만을 참고하다 감사가 진행 중인 해당 부서에 담당 업무가 아닌 질문을 쏟아내 망신살이 뻗치기도 했다.

행정사무감사 요구서는 의원들이 각 업무 부서에 구정 전반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참고사항일 뿐, 대안이 될 수 없는 자료집이다.

서구의회 관계자는 “지난 10월 말 행정사무감사 계획에 따른 ‘행정사무감사 요구서’가 완료돼 의원들에게 자료집이 전해졌고 매년 이 자료를 토대로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행정사무감사 요구서가 의원 해외연수 기간 전인 지난 10월에 나왔다는 점은 서구의 당면 현안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충분히 마련할 시간이 있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해외연수 보고서도 의회직원이 대신 작성했다는 점에서 연수 이후 감사 이전까지의 시간도 많았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여기에다 2019년 행정사무감사 요구서는 2018년에 비해 신규 요구 사항이 고작 3건만 늘어난 데다 집행부에 매년 연도만 다르게 동일한 자료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주기 식’ 감사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단 지적이다.

주민 이모(34)씨는 “해외연수기간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주민 제보를 받는다 하더니 결국 감사 기간 서구청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이런 식이었다니 놀라울 뿐”이라며 “기초의회 폐지론이 나오는 것에 서구의회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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