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은 3선의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의원이 낙점됐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결선투표에서 재적의원 106표 중 52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처리를 밀어붙이며 숫자 싸움에서 불리한 정국을 풀어갈 수 있는 경륜과 투쟁력을 앞세운 심 원내대표와 협상통으로 알려진 김 정책위의장 조합이 의원 다수의 표심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대에 부응하듯 심 원내내표는 당선과 함께 여야 협상장에 들어가 막힌 정국의 물꼬를 텄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소감을 통해 “우리 당이 잘 싸우고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여러분의 미래에 대한 고심의 결단이 모였다”며 “앞으로도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우리가 서로 아끼고 위해주면서 우리 당이 늘 역량을 최고조로 발휘하도록 만들겠다”며 “이기는 정당, 늘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주류인 심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는 황교안 대표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당 의원들의 기대심리가 묻어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선에 앞선 정견발표에서도 황 대표를 여러 각도로 견제했다.
심 원내대표는 먼저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원내대표는 공천에 직접 권한은 없지만 의원들이 선(당선)수로, 지역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황 대표에게 직언하겠다”고 밝혔다.
인적 쇄신은 황 대표가 내세운 혁신 기조다.
특히 직접 ‘황심’을 언급하면서 황 대표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이른바 황심이 언급됐다. 하지만 저는 황심은 없고 황심은 절대 중립이라고 확신한다”며 “황심을 거론하며 표를 구하는 것은 당을 망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당 내 일각에선 황 대표의 의중이 친박계인 김선동 의원에게 향해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물갈이’의 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심 원내대표가 보수통합 흐름에도 변화를 이끌지 눈길을 끈다.
선거 때마다 몇백·몇천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지역적 특성이 있는 만큼 보수분열에 대한 위험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란 평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