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소중한 생명 앗아간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아이스’ 사고

발행일 2019-12-15 16:03:1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고속도로는 13시간여 만에 정상 되찾아, 32명은 다쳐

정확한 조사 위해 조사관 20명 투입

14일 오전 4시41분께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현장 모습.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블랙 아이스(Black Ice)’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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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4시41분께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상행선(상주 기점 26㎞)에서 새벽에 내린 비가 얼어 화물트럭 등 차량 21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또 6∼7대의 차에 불이 나 소방당국이 2시간여 만인 오전 7시께 진압했다.

40여 분 뒤인 이날 오전 5시27분께 사고 지점에서 2㎞ 떨어진 하행선에서도 20여 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

14일 오전 4시41분께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인명 피해를 확인하는 등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고로 양방향 통행이 마비된 고속도로는 13시간여 만에 정상을 찾았다.

2곳에서 트럭과 승용차 등 차 50대가 불에 타거나 파손되는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크레인 등 장비 44대와 인력 100여 명을 투입해 대형트럭과 자동차, 구조물 등 잔해를 치우는 등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상행선은 오후 5시20분, 하행선은 4시40분께 통행을 재개했다.

경찰은 현장 수습을 마칠 때까지 사고 지점 부근 중앙분리대를 개방해 밀려드는 차를 돌려보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많은 차에 불이 붙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부상자가 섞여 분류가 어렵고 더 늘어날 수 있어 피해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14일 오전 4시41분께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망자는 상주 성모병원과 적십자병원, 구미 차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로 현재까지 50대 남자 3명, 40대 여자 1명 신원을 파악했으나 불에 탄 3명은 성인이라는 점만 확인했다.

부상자들은 구미, 상주, 의성, 영천, 대구 등 10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새벽 이 일대에는 0.7∼0.8㎜ 비가 내렸다.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도로에서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지점 2곳은 교량이 시작되거나 인근에 교량이 있어 평소 바람이 강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전 4시41분께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대형 화물차가 승용차가 깔려있는 모습.
경찰은 일단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인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보지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돌사고와 화재 등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0명의 인원을 한꺼번에 투입했다”며 “조사관들은 우선 사고 차량과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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