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크루즈 관광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 시작됐다. 그동안 영화나 TV에서만 보아오던 관광과 오락 및 유흥을 배를 타고 우아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포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국제 크루즈 선이 지난 14일 시범 운항에 들어갔다. 4박5일 일정의 이 크루즈 선은 관광객 1천255명을 태우고 포항 영일만항을 출항, 18일 돌아온다.

이번 국제크루즈 시범 운항에는 5만7천t(길이 221m) 규모에 최대 수용 인원 1천800명의 이탈리아 정통 크루즈선이 투입됐다. 각종 공연과 포럼 등 다양한 선상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블라디보스토크의 주요 명소 관광과 러시아 전통체험 등 일반 관광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운항에는 1천255명의 관광객 중 80%가 수도권 참가자로 나타나는 등 외지 참가자가 대부분으로 앞으로 관광객 유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물론 포항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포항시는 이번 시범 운항을 통해 크루즈 운항의 모항으로서 영일만항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CIQ(세관검사, 출입국관리, 검역) 이용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반 사항을 꼼꼼히 점검해 국제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는 지난 2017년 9월 착공, 내년 8월 완공 예정이다. 국비 342억 원이 들어가는 이 부두는 길이 310m, 수심 11m의 7만t급 대형 크루즈와 여객선 접안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업비 198억 원이 들어가는 국제여객터미널도 2021년 완공된다. 그러면 크루즈의 모항으로 제대로 모양을 갖추게 된다. 영일만항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환동해권 주요 도시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번 시범 운항을 통해 포항시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았다. 덧붙여 환동해권의 중심으로서 포항항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는 포항과 블라디보스토크 간만 운항했으나, 일본과 대만 노선 개발 등 다양한 노선을 더 확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다. 울릉과 제주 및 부산과 여수 등 남해안을 연결하는 연안 크루즈 노선도 개발해 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다양한 여가활동 욕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항과 경주, 안동 등 경북도내 관광지는 물론 포항 죽도 시장과 구룡포 시장 등 전통시장을 연결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 상품 개발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이번 크루즈 시범 운항을 계기로 크루즈 관광 산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 지역 경제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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