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설 독립…대구 ‘장애인 자립주택’ 첫 입주

발행일 2019-12-18 16:25:5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명1동 관내주택서 1호 자립주택 입주식 개최

올해 4명 입주 완료, 내년까지 모두 20명 지원

대구 남구청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 사업’으로 탄생한 ‘장애인 자립주택’에 입주하는 80대 할아버지(왼쪽 여덟번 째)를 응원하고자 조재구 남구청장(왼쪽 아홉번째) 등 남구청 관계자가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


“죽기 전에 한 번쯤 독립하고 싶었는데…평생 잊지 못할 날입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기나긴 생활을 한 대구의 장애인들에게 그들만의 보금자리가 마련됐다.

대구 남구청이 ‘장애인 자립주택’의 첫 입주를 마련한 덕분에 이들은 꿈에 그리던 독립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내년까지 대구의 장애인 20명이 장애인 집단거주시설에서 나와 자립주택에서 지낼 계획이다.

18일 오후 3시30분 대명1동 한 주택에서 시설 장애인 자립주택 입주식이 열렸다.

짧게는 9년, 길게는 29년 동안 2개의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했던 대구시립희망원 내 등록 장애인 3명과 카리타스 남구 보금자리 1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 보금자리를 찾았다.

이들은 중증 및 경증 장애인으로 앞으로 평생을 이곳에서 지낼 수 있다.

이번에 입주한 신모(82)씨는 15년간의 복지시설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는 “시설에서 생활하다 죽기 전에는 꼭 독립해 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었는데 실천하게 돼 기쁘다”며 “이제부터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지극히 평범하게 지내고 싶다. 자립생활에 큰 도움을 준 구청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남구청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 사업’이 지난 4월 보건복지부의 지원 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장애인 자립주택 지원 서비스를 내년 5월31일까지 추진하게 됐다.

내년에는 16명에게 추가 입주를 지원한다.

이 사업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에 스며들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남구청이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자립주택 운영사업을 진행하게 됐으며, 이날 대구에서 최초의 ‘장애인 자립주택’이 탄생한 것이다.

주택의 입주 보증금, 운영비 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본부 및 대구시사회서비스원 등이 지원한다.

남구청 행복정책과 장경영 팀장은 “입주 기준이나 자격 등 별도의 기준과 규정을 모두 없애고 장애인 어르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립 주택을 운영한다”며 “이를 통해 탈시설 장애인들이 평범하고 일반적으로 살 수 있고 더 나아가 재시설화 현상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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