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지역 일신의 기회다

발행일 2019-12-22 15:34:0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 갈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자리로 최종 결정됐다.

신청사 건립은 무한 경쟁의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구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출발선이다. 단순하게 시청 건물을 다시 짓는데 머물러서는 안된다. 대구의 정신을 담고 시민의 총의를 모으는 중심이 돼야 한다.

신청사 건립에 맞춰 시민의식, 경제, 문화, 정치 등 지역의 모든 것을 일신해 나가야 한다. 전체 도시공간 배치전략도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대구의 정신 담고 시민 총의 모아야

대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국내 3위도시 자리를 인천에 내준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지역의 모든 부문이 어려운 가운데 신청사 건립지가 결정됐다. 대구를 바꿀 기회다. 그냥 흘려보내면 안된다.

신청사 건립은 지난 15년간 몇차례 기회가 있었으나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번번이 좌초됐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위한 조례’가 제정된 뒤 꼭 1년 만이다.

앞으로 과제는 신청사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에 관광오는 사람들이 시청을 관광명소로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잘 지어야 한다. 유럽국가들에는 시청건물이 관광명소로 기능하는 곳이 많다.

시민의 자긍심을 담는 건물로 지어야 한다. 시민의 꿈을 담는 건물이 돼야 한다. 100년 후, 200년 후 신청사가 대구의 문화재가 된다고 생각하고 설계해야 한다.

사정이 허용한다면 돈이 좀 들더라도 멋을 부려보면 어떨까. 후손들에게도 좋은 자산을 물려주는 것이니까 모처럼 ‘사치’도 해보자. 지역에는 제대로 된 관공서 건물이 없다. 민간이나 개인 건물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투자 효율 때문에 원천적으로 멋부리기에 한계가 있다.

천편일률적인 지역 관공서 건축에 신청사 건물이 모델이 될 수 있게 대구시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으면 좋겠다. 효용성, 건축미,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 어느 것 하나 ‘2등 가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로 잘 꾸며보자는 이야기다.

시민들이 바라는 신청사의 모습은 지난 6월 신청사건립공론화추진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문화, 교육, 편의 등 복합 기능을 갖춘 랜드마크여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신청사 공간 이미지는 △상징·랜드마크·명소 △휴식·문화·공원 △친근·함께·접근·소통·편안 등 크게 3개 유형으로 나타났다.

기능적 측면에서는 문화, 교육, 편의 등 청사 내부의 복합적 역할과 함께 외부기능을 중시했다. 청사 내부에는 전시, 공연, 카페, 산업, 도서관, 강의, 상가 등의 기능을 주문했다. 외부에는 광장, 산책, 공원, 쉼터 등의 기능이 부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태일 공론화위원장은 “이는 시민이 원하는 신청사의 첫 그림”이라며 “최종 설계 과정에서 구체화되고 다양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청사 건립지 선정 평가기준은 크게 5개 항목이었다. 상징성, 균형발전, 접근성, 토지적합성, 경제성 등이다. 선정 평가를 담당한 시민참여단은 시민 232명, 시민단체 10명, 전문가 10명 등 총 252명으로 구성됐다. 시민 부문 참여단은 무작위 표집후 면접 조사를 통해 전체 시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8개 구·군별 29명씩 균등하게 선정됐다.

---선정 과정은 한마당 애향심 축제

이번에 선정된 시청 신청사 건립지는 객관적 기준과 숙의형 민주주의 과정을 거쳐 대구시민의 총의를 모은 결과다.

1년간에 걸친 선정 과정에서 일부 과열경쟁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잡음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된다. 선정 과정을 한마당 축제로 생각해야 한다. 구·군 간 경쟁은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향심의 발로다. 주민의 결집된 의사를 보인 동시에 우리 동네 발전과 지역 전체의 발전을 연관시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탈락한 지역에서는 섭섭하고 서운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승복할 때다. 대승적 차원에서 흔쾌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세다. 진정 대구의 발전을 원한다면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한다.

신청사는 2022년 착공해 2025년 완공 예정이다. 건립지 확정이 대구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지국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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