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대로와 앞산순환로 교차지점, 앞산터널의 입구||대구지역 가장 오랜 역사 숨쉬는 곳, 바

▲ 현재 대구 수성구 파동 나들목 일대 전경. 파동 나들목은 앞산순환도로와 신천대로의 교차지점이며 앞산터널로 들어가는 톨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앞산터널은 2013년 개통됐으며 수성구와 달서구를 잇는 국내에서 7번째로 긴 터널이다.
▲ 현재 대구 수성구 파동 나들목 일대 전경. 파동 나들목은 앞산순환도로와 신천대로의 교차지점이며 앞산터널로 들어가는 톨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앞산터널은 2013년 개통됐으며 수성구와 달서구를 잇는 국내에서 7번째로 긴 터널이다.




“대구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일파이무(一巴二無)’라.”



대구의 ‘10호 광장’은 대구의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대구 수성구 ‘파동 나들목’ 일원이다.



수성구 파동은 수성구의 남동쪽 끝단에 위치하며 산성산(653m)과 용두산(187m) 사이의 골짜기에 형성된 동네다.

남쪽으로는 달성군 가창면과 경계를 이루며 인구는 약 1만5천 명이다.



구전에 의하면 대구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단연 ‘일파이무(一巴二無)’를 꼽았다고 한다.





첫째가 파동이고 둘째가 무태(현 북구 칠곡지구)라는 뜻이다.

그 정도로 파동은 수려한 산수와 맑은 물로 유명했던 곳이다.



1914년 대구부 달성군 가창면에서 1958년 대구시로 편입됐다.

1980년 수성구가 생기며 지금의 수성구 파동이 됐다.



높고 낮은 산이 많다는 의미에서 ‘파잠(巴岑)’ 혹은 ‘파집’이라고 했고, 나중에 ‘파동’으로 불렀다.

수성못 부근에서 달성군 가창면 초입까지 신천을 따라 길이 곧게 이어진다고 해서 ‘니리미’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동쪽의 법이산(334m) 정상에는 과거 조선시대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있다.



2013년 국내에서 7번째로 긴 터널인 앞산 터널이 개통되며 대구의 동쪽과 서쪽을 가로지르는 교통의 요충지가 됐다.





▲ 파동 바위그늘 유적의 모습. 바위그늘은 선사시대 주민들이 비와 바람을 피하며 생활했던 곳으로 구석기 시대 유물들이 다수 발견돼 대구지역에 구석기 시절에도 사람이 거주했음을 알려주는 소중한 유적이다.
▲ 파동 바위그늘 유적의 모습. 바위그늘은 선사시대 주민들이 비와 바람을 피하며 생활했던 곳으로 구석기 시대 유물들이 다수 발견돼 대구지역에 구석기 시절에도 사람이 거주했음을 알려주는 소중한 유적이다.




◆대구 선사시대 유적의 보고



파동은 대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다



대구향토사 문화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파동 일대 문화재가 발굴돼 대구의 역사가 3천 년에서 5천 년으로 끌어올려졌다”고 한다.



파동 일대에는 선사시대 주민들이 비와 바람을 피하며 생활했던 바위그늘 암음(岩蔭)이 밀집돼 있다.



바위그늘은 신천변에서 약 3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완만한 경사면을 이루면서 연결되나 바위그늘 뒤쪽은 경사가 급한 산사면이다.



바위그늘의 크기는 가로 8.5m, 높이 3m 정도이며, 재질은 화강암이다.

형태는 전체적으로 앞쪽이 좁고 뒤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평면사다리꼴 모양이다.



앞면은 비교적 편평하며 측면에서 봤을 때 위쪽이 아래쪽보다 2m 정도 돌출됐다.

30℃ 가량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지붕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국립대구박물관이 발굴조사를 한 결과 파동 바위그늘 아래 땅속에서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맨 위층에서는 조선과 고려의 도자기 조각이, 그 아래층에서는 삼국시대 토기 조각이 출토됐다. 특히 맨 아래층에서는 구석기 시대 석기가 나온 것.



바위그늘 중앙부 상단에는 사람이 뚫은 것으로 보이는 둥근 구멍도 하나 있다.

옛 사람들이 바위구멍에 나무를 꽂아 지붕을 덮고 거주공간을 확장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바위그늘 아래로는 신천이 유유히 흐른다.

선사인들은 신천과 그 주변에서 수렵·채집 활동을 하며 삶을 이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파동의 신천 상류지점에는 바위그늘 외에도 다양한 선사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신천변 상당수 지역에서는 지역의 수장들의 무덤인 고인돌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조선시대 선비들의 혼이 깃든 ‘오천서원’, 대구 퇴계학의 본산 ‘무동재’, 변방의 정보를 횃불을 통해 전달하던 ‘법이산 봉수대’ 등 다양한 유적들이 파동에 자리잡고 있다.



수성문화원 관계자는 “바위그늘은 구석기 시절 대구 지역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소중한 증거이며, 대구의 역사가 늘어난 것”이라며 “파동에는 시대마다 다양한 문화재가 보존돼 있어 꾸준한 삶의 터전이 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현재 대구 수성구 파동의 전경. 동그라미 쳐진 부분이 파동 나들목 일원이다. 파동은 산성산과 용두산 사이의 골짜기에 형성된 동네로 대구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 현재 대구 수성구 파동의 전경. 동그라미 쳐진 부분이 파동 나들목 일원이다. 파동은 산성산과 용두산 사이의 골짜기에 형성된 동네로 대구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대구의 동쪽과 서쪽을 가로지르는 앞산 터널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상 당겨졌어요.”



앞산 터널은 대구의 달서구 상인동과 수성구 파동을 잇는 터널이다.



도로 터널로는 국내에서 7번째로 긴 4.392㎞ 길이를 자랑한다.

유료인 자동차전용도로다.



2013년 6월15일 정식 개통됐으며 앞산의 달비골과 용두골 사이를 관통한다.



기존 달서구 월배지역과 수성구 사이를 오가려면 상습정체 구간인 앞산순환로를 통해 남구 방향으로 돌아가야 했었는데 이 터널이 개통돼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앞산터널은 개통 전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앞산에 터널공사가 진행되면 대구 앞산의 수맥을 끊고 숲이 파괴되는 등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산에서 매일 달서구로 출퇴근하는 하지환(41)씨는 “앞산 터널이 없을 때는 달구벌대로를 통해 출근할 시 1시간20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앞산 터널이 개통하며 30분이 넘게 당겨졌다”며 “앞산 터널로 인해 삶의 질이 더욱 올라갔다”고 말했다.





▲ 1981년 현 파동 나들목 일원의 항공 사진. 동그라미 쳐진 부분이 현 파동 나들목이 조성된 지역이다. 가운데 신천이 관통하며 흐르고 있다.
▲ 1981년 현 파동 나들목 일원의 항공 사진. 동그라미 쳐진 부분이 현 파동 나들목이 조성된 지역이다. 가운데 신천이 관통하며 흐르고 있다.






◆4차 순환도로의 연결고리



파동 일원은 조선시대 대구에서 한양을 잇는 통로였던 ‘영남대로’의 끝자락으로 자연촌락이 형성돼 있었다고 한다.



파동은 대구 도심과는 거리가 있지만 2021년 대구 경제를 바꿀 4차 순환도로 전 구간 개통이 예정돼 교통의 중심지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둥근 고리모양의 4차 순환도로가 완성되면 대구는 외곽지가 없는 원형의 도시구조가 완성된다.

4차 순환도로는 도심을 통과하지 않고 외곽으로 단시간에 이동해 고속도로 또는 산업단지 등의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통적으로 소외됐던 동구의 혁신도시, 이시아폴리스, 북구의 연경택지, 달서구의 성서5차산단, 죽곡택지 등과 인접해 대규모 물동량 이동 등 교통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4차 순환도로가 개통되면 경부·중앙 고속도로망과 신천대로·앞산순환로 등 주요 간선도로망을 연결하는 순환도로 구축으로 도심의 혼잡한 교통난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서산업단지 등 서남부권 대규모 인프라 확충에 따른 교통수요 대처 및 극심한 지정체를 겪고 있는 남대구~서대구간 도시고속도로의 교통량을 성서~지천간 고속도로로 우회해 교통량을 분산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영남대 도시공학과 윤대식 교수는 “도심의 교통을 외곽 4차 순환도로로 분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도심 교통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대구와 경북을 아우르는 4차 순환도로이기 때문에 대구와 경북 상생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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