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문을 두드리다

이동군·신동훈 지음/피서산장/301쪽/1만4천800원



무인 차량이 도시를 가른다. 도로에는 가상 신호등이 차량을 통제한다. 과학 소설의 한 장르인 ‘사이버 펑크’가 현실화 된다. 사이버 펑크의 정체성인 양자 컴퓨터, AI(인공지능), 증강현실 등은 상용화되지 않았을 뿐, 이미 구현된 기술들이다. 논리형 언어와 프롤로그, 스노볼, 지식공학 등은 미래 도시의 심벌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한 아이디어로 스마트 도시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인천 송도, 스페인 바르셀로나, 덴마크 코펜하겐 등이 꼽힌다. 이미 스마트 시티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가 교통, 환경 등 각종 문제 해결의 대안임을 방증하 듯, 전세계적으로 추진되는 스마트 시티 관련 프로젝트만 해도 1천여 개에 이른다.

이 책은 4차 산업으로 인해 발발할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이항 대립이 아닌, 인공지능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가치 정립’에 방점을 찍는다. 4차 산업혁명의 전 방위적 범람을 우월 시 하지 않고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거부할 수 없는 범람이 휘몰아친들 인간 고유의 창의와 그에 따른 신개념 창출 능력에 미칠 수 없다는 것, 이와 더불어 변혁의 시점을 지레 포기하는 우메함을 경계하고자 말 그대로 기본에 충실했다”고 말한다.

대구일보에 게재된 연재를 엮어 공신력 제고와 아울러 불특정 다수 누구에게나 부잡스럽지 않게 스며듦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책은 ‘처음’에 방점을 찍는다. 4차 산업의 아류를 거부하는 이들과 인공지능의 도래를 쉬 수용하기 힘든 그들을 아우르되, ‘개념정립’의 선은 넘지 않는다.

‘AI와 함께하는 독자와의 첫 만남’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문을 더불어 두드리자는 청사진이다. 무겁고 날카로운 4차 산업의 세상을 가볍고 유연하게 풀어낸다. 차갑지만 따뜻한 아이러니를 담았다.

저자는 스마트 도시, 자율 주행 차, 빅 데이터 등 인공지능의 현상을 해석과 스토리텔링, 거기에 간접 대안을 곁들인다. 이와 더불어 건설IT, 패션IT, 의료IT 등 기존 산업 군과 IT의 연결고리를 간결하되 명쾌하게 소개한다. 특히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상상이 현실 세상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지를 알게 한다.

예를 들면 코펜하겐 시는 이미 5년 전부터 지역 전반에 걸친 전등 교체 사업을 진행해 왔다. 지역 내 가로등을 와이파이로 연결, 원격으로 통합 관리하고 자체적으로 조도를 제어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스페인 바로셀로나는 스마트 프로젝트의 본산이다. 도시 내 현재 200여 개가 넘는 스마트 관련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지난 1988년부터 시 500㎞ 구간에 광케이블을 구축, 이를 스마트 시티의 시금석으로 삼았다.

복작합 바르셀로나의 교통 문제를 단박에 해결한 ‘스마트 커넥티브 파킹’ 시스템은 주차 문제를 해소 시민 편의성을 제고한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 벤처폴리스 사업 진행 중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스마트 국가로 변화를 도모하는 싱가포르 등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패션클러스터로의 도약을 꿈꾸는 동대문과 AI 헬스케어 시장, 교육과 IT의 접목 등 이미 우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은 개별의 어떤이가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말 그대로 AI와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집필했다.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