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선 철도 개통…대구 산단 지도 바뀌나

발행일 2020-01-01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남부권 물류거점으로 기대

물류비용 절감, 근로자 교통편익 향상

대구 산단의 새로운 부흥 이끌어

대구산업선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2조2천17억 원, 부가가치유발 8천83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대구산업선 개통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는 대구국가산단 전경.


산업단지는 지난 50년 간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활발한 생산 활동과 수출증대를 통해 세계 경제발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고도의 성장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

흔히들 말하는 ‘산업단지의 역사가 곧 제조업의 발전사’라고 불리는 이유다.

또한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수많은 노동자 유입으로 인해 지역경제의 거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과제를 해결해왔다.

하지만 최근 대구지역 산업단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의 산업단지인 대구성서산업단지의 가동률이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의 숙원사업인 대구산업선 철도가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대구산업선철도 개통 소식에 맞춰 지역 및 타지역 기업들이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단지로 속속 입주하고 있다.

대구산업선철도는 제2의 대구·경북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까.

대구·경북 산업단지 총 169개 산업단지 생산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다. 사진은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지역 산단의 현주소

산업단지가 가지는 경제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산업단지의 생산 활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산업단지 생산액은 2013년 이후 0.3% 성장(2001∼2012년 평균 12.2% 성장)에 그치고 있다.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70%까지 추락했다.

대구·경북지역 산업단지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기준 대구·경북 산업단지 총 169개 산업단지(대구 21개, 경북 148개)로 생산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북지역 생산액이 2012년 이후 연평균 5.3%씩 뒷걸음질치며, 생산액 전국 비중은 2013년(13.3%) 대비 2.7% 떨어진 10.6%까지 추락했다.

대구의 대표 산업단지인 성서산업단지는 가동률은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졌다.

성서산단의 올해 3분기 가동률은 68.1%로 2017년 72.4%를 기록한 이래 7분기 연속 감소세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가동률 70% 선이 붕괴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액 역시 4조845억 원으로 전 분기대비 2.4% 감소했다.

◆경기침체와 섬유업체의 부진

산단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침체와 섬유업체, 완성차 업체 매출 부진에 있다.

경북지역은 핵심 산업단지인 구미국가산업단지가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진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 생산라인 이전이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구 산단의 가동률 하락은 산단 내에서 생산액 비중이 높은 섬유, 조립금속, 운송장비 업종의 동반 부진으로 보인다.

특히 성서산단 섬유업종은 올해 3분기 가동률이 57.4%로 2분기(59.4%)에 이어, 가동률이 60% 미만을 계속 밑돌고 있다.

조립금속, 운송장비업종 가동률은 각각 74.3%, 77.2%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2.3%p, 0.2%p 하락했다.

또한 완성차 업체 매출부진, 저가 중국산 물량공세, 글로벌 통상리스크 확대 등 대내외 악재에 허덕이며, 대구·경북 산단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지역의 산업단지는 서·남부지역에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85%가 밀집돼 있으나 접근성 및 교통여건이 열악해 물류비용 증가 및 입주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왔지만 대구산업선 개통으로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사진은 대구산업선과 연계될 서대구KTX역사 조감도.


◆접근성 약한 산업단지에 날개를 달다

대구지역의 산업단지는 서·남부지역에 국가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85%가 밀집돼 있으나 접근성 및 교통여건이 열악했다. 이는 곧 물류비용 증가 및 입주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대구산업선이 2019년 1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에 확정되면서 대구·경북 산업단지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대구산업선은 기존 경부선 서대구고속철도역에서 대구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철도다.

대구 서·남부지역 산단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연장은 34.2㎞로 사업비만 1조2천8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다.

서대구고속철도역∼성서산업단지∼달성1차산업단지∼테크노폴리스∼국가산업단지를 이어, 산업단지 간 연계 교통망을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다 남부내륙철도와 연결되면서 창녕 대합·넥센일반산업단지까지 이어져 남부권 물류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객 및 화물열차가 운행되는 대구산업선은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것은 물론 산단을 오가는 근로자와 기업인의 교통편의도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대구산업선 걸설계획도.


◆접근성 향상은 물론 경제유발 효과까지

대구산업선은 여객 및 화물열차가 매일 각각 69회 4회씩 운행될 예정이다.

야간에만 운행되는 화물의 경우 국가산단역에서 출발해 다른 역은 정차하지 않고, 서대구KTX역에서 경부선으로 연결해 전국으로 운송된다. 여객은 10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때문에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것은 물론 산단을 오가는 근로자와 기업인의 교통편의도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대구역에서 서·남부 산업단지까지 버스기준 120분, 승용차 기준으로 73분가량이 소요된다.

하지만 철도가 놓이면 40분이면 충분해 최대 80분, 왕복 시 160분을 단축할 수 있다.

철도가 놓이게 된다면 산단을 출퇴근하는 근로자 48만 명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은 물론, 대구 서·남부지역 148만 명과 고령·경남 창원지역 10만 명 등 대구광역권 350만 명이 대구 산업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구시는 산업선을 대구도시철도 1·2·3호선과도 연계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산업선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 2조2천17억 원, 부가가치유발 8천83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철도교통 인프라 구축에 따른 열악한 접근성 개선으로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고용여건 개선, 청년일자리 창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른 고용유발 효과는 1만5천940명, 취업유발 효과는 1만8천93명으로 추산된다.

또 대구국가산단, 테크노폴리스 등에 입지한 물산업클러스터, 미래자동차사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서대구 역세권 개발 등 대구지역 전략사업 추진과 기업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산업선이 달성 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면서 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에 입주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테크노폴리스 전경.
◆대구 산단 지도 꿈틀댄다.

대구산업선이 달성 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면서 대구지역 산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달성 국가산단 분양계약 신청 당시 대구지역에서 국가산단으로 입주한 업체는 110개 업체에 달한다.

구·군별로는 달서구가 57개 업체로 가장 많았고 달성군(36개), 북구(14개), 동구(2개) 서구(1개) 순이다.

타지역에서 국가산단으로 입주한 업체는 54개 업체다. 경북(22)과 경남(14), 경기도(7) 등이다.

또 테크노폴리스에 입주한 기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7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국가산단에 지난 6월 문을 연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현재 기업직접단지에 28개 물기업을 유치해 면적 기준으로 약 51%(481천㎡ 중 245천㎡)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 지이테크, 에이티티, 미드니, 신정기공, 케이디, 썬텍엔지니어링 7개 기업이 준공했고, 6개 기업이 공사 중에 있다. 나머지 기업도 2020년에 착공해 2020년 말까지 모두 준공할 예정이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떠오른 쿠팡도 2021년 9월까지 달성군 구지면 응암리 일대 7만8천800㎡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0층(건물전체면적 32만9천868㎡)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를 짓는다. 투입되는 사업비만 3천100억 원 정도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산업선은 대구지역 서·남부 지역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것은 물론 남부내륙철도와 연결돼 남부권 물류거점으로 타지역 산단의 유입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며 “물류비용 절감, 근로자 교통편익 향상 등으로 대구 산단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LED 조명 전문기업 테크엔이 대구국가산업단지의 제1호 입주기업이 됐다. 사진은 2017년 테크엔의 신축사옥 준공식에 김문오 군수(사진 가운데)가 참석한 모습.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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