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이슈추적/ 초고령사회의 경북, 대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경북은 2020년, 대구는 2025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 경북, 대구 고령화 통계’에 나온 내용이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특이한 점이다. 출산율이 애초 예측치보다 훨씬 낮아진 탓에 전체 인구 감소가 빨라지면서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령화율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요즘 65세 이상은 한 세대 전 동년배와 비교해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고 한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균형 잡힌 식생활 그리고 의료, 보건, 위생 등의 향상으로 앞세대보다 신체 능력이 월등히 좋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즉 요즘 고령자들은 ‘젊은 오빠’가 많아졌다는 말이다.

한때 일본 방송작가 에이 로쿠스케가 쓴 ‘대왕생’이란 책에 나온 독특한 나이 계산법이 시중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그는 나이에 0.7을 곱해 나온 나이가 진정한 지금의 나이라고 주장했다. 가령 지금 나이가 65세라면, ‘65X0.7=45.5’이므로 진정한 나이는 40대 중반이라는 것.

신체 나이뿐 아니다. 뇌 활동력에서도 지금의 고령자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건강한 지적 능력을 오랜 시간 유지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개발경제 시대에 치열한 경쟁을 헤쳐왔기에 자신의 영역에서 가진 기술과 노하우로 여전히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령화를, 고령자를 걱정만 할 일은 아니란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특히 지방에는 미래 불안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고령자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 당연히 우선 순위에 놓이겠지만, 보다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특히 지방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지역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 부분이다.

저출산에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으로 지방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고령화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시,군 단위 행정구역 유지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령 인구가 많은 경북 농촌지역 일부 군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인구 200만 명이 넘는 광역자치단체인 대구는, 고령화와 관련해 걱정해야 하는 결이 경북과는 조금 다르다. 지역공동체의 고령자 부양책임이 무거워지고 있다는 점은 경북과 비슷하지만, 그 주된 원인이 고령화보다는 젊은층의 탈대구 움직임과 더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눈앞까지 성큼 다가온 초고령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근본적으론 국가 전체의 생산가능인구(만15~64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지만, 이로 인한 공동체의 부양 부담 증가는 또 다른 각도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의 경우 경기침체 장기화에다 인구 감소까지 겹친 상황에서 맞닥뜨린 급속한 고령화이기 때문에 위기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방정부로서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름의 대비책을 세울 필요는 있을 것이다.

◆ 대구·경북, 빠르게 높아지는 고령화율

‘2019 경북,대구 고령화 통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경북이 두 번째, 대구가 아홉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경북은 전체 인구 266만5천 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52만7천 명으로, 19.8%를 차지했다. 2000년 11.5%, 2010년 16.6%, 2015년 17.5%, 2018년 19.2% 등으로 고령 인구 비율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추이를 통해 통계청은 경북이 2020년 고령인구 비율 20.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노령인구 비율은 2025년 25.7%, 2030년 31%, 2040년 40.8% 등으로 예측됐다. 고령자 가구(2019년 기준)는 32만1천523가구로 전체 가구의 29.1%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38.3%는 홀몸노인 가구로 조사됐다.

대구는 2019년 고령인구 비율이 15.1%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243만2천 명 가운데 36만8천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이는 8개 특별시, 광역시 가운데 부산(1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고령인구 비율은 2000년 5.9%, 2010년 10.3%, 2018년 14.6% 등이며, 2025년 21.1%로 이때부터 대구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증가세는 2030년 26.3%, 2040년 35.5%로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자 가구(2019년 기준)는 21만768가구로 대구 전체 가구 수의 22.1%이고, 이 중 홀몸노인 가구가 33.4%를 차지했다. 고령자 가구 비율은 2025년 29.2%, 2030년 35.4%, 2040년 46.2%로 예상됐다.

국제연합(UN) 분류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이다. 세계 최장수국가 일본의 경우 노인 인구 비율이 1970년 7.1%, 1994년 14%를 넘어섰고, 2025년 27.4%로 추정된다.

◆ 경북의 초고령화는 공동체에 이상 조짐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북에서는 젊은층의 고령자부양 부담 증가가 당장 현실이 되고 있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2019년 12월 발표)’에 따르면 경북의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자 수, 즉 노인부양 비율이 2019년 28.8명으로 나타났다. 또 2025년 40.0명, 2030년 51.5명, 2040년 80.2명 등으로, 증가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된다.

초고령화는 특히 저출산과 맞물려 진행되면서 일부 군지역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해 기존 행정구역의 유지조차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영양군은 2019년 10월 말 기준 인구 1만7천15명으로,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1만7천 명 선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군위 의성 청송 청도 봉화 등도 인구 감소로 해당 지자체가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론 24개 군 단위 지자체가 인구 3만 명이 안 되는 미니 지자체로, 살림살이가 쪼그라든 상황이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이들 지자체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특별법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 젊은층 탈대구, 고령화 심각성 키워

역시 고령화와 저출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는 그러나 젊은층의 탈대구 움직임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지역경제의 성장 둔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인구 순유출(전년도 동기 대비) 규모는 2018년 20대 6천40명, 2019년(3분기 기준) 6천230명이며, 30대와 40대는 2019년(3분기 기준) 각각 1천905명, 1천836명으로 조사됐다. 저임금 구조와 일자리 부족,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정주 여건이 악화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노인부양 비율은 향후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20.8명, 2025년 30.8명, 2030년 40.9명, 2040년 64.6명 등으로 예측됐으며, 이런 추세라면 노인 1명을 2019년에는 생산가능인구 5명이 부양하다가 2040년에는 1.5명이 부양하게 된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메인사진-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경북은 2020년, 대구는 2025년에 진입할 것이란 통계청의 발표가 나왔다. 지방 인구의 급속한 초고령화는 경체 활력 둔화와 고령자 부양부담 증가 등 여러 측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성인 대상 학력인증 초교 행사에 참여한 60~80대 노인들의 모습.연합뉴스


서브1-노인일자리 박람회.
서브2-노인들의 게이트볼 경기.
서브3-노인의 날인 10월 2일, 청년 단체 회원들이 노인들에게 존경의 의미를 담은 카네이션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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