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 감독,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전 종목 석권 목표||서석진 감독, 지역 인재 발굴과



▲ 국가대표 여자 양궁 류수정(계명대 양궁부 감독) 감독은 한국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2020년 도쿄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 국가대표 여자 양궁 류수정(계명대 양궁부 감독) 감독은 한국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2020년 도쿄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편집자 주>

대구·경북 대학 운동부 감독들은 각별한 각오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

계명대 양궁부 류수정(54) 감독, 수성대 야구부 서석진(53) 감독, 경일대 축구부 곽완섭(40) 감독이 그 주인공들이다.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 여자 양궁 감독을 맡은 류 감독은 ‘전 종목 석권’에, 서 감독은 창단 팀의 초대 감독으로 ‘지역 인재 발굴 및 양성’에, 곽 감독은 ‘13년 만에 부활한 경일대 축구부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이들을 만나 새해 각오를 들어봤다.



▲ 류수정 감독은 여자 양궁 대표팀을 이끌고 2020년 도쿄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 류수정 감독은 여자 양궁 대표팀을 이끌고 2020년 도쿄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국가대표 감독 류수정

새해가 떠올랐지만 계명대 류수정 양궁부 감독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에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로 바쁘다.

전통적으로 양궁은 올림픽 효자 종목이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예전만해도 다른 나라 코치·선수들은 한국 양궁에 대해 ‘징그럽다’고 할 만큼 경계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주눅 들지도 않는다.

세계 양궁은 그동안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기 방식을 바꿨다. 여기에 한국 지도자들이 세계 각지로 진출하면서 전력이 평준화됐다.

그러나 류 감독의 새해 목표는 도쿄 올림픽에서의 ‘전 종목 석권’ 뿐이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단체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단체전 9연패 도전을 앞두고 있고 정상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지도자 경험을 바탕으로 우승하기 위한 철저한 전략을 준비 할 것”이라며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계명대 신일희 총장의 많은 관심과 지원하에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박사과정에서의 학문적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기 등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접목시켜서 급변하는 세계의 양궁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선수 생활을 일찍 접고 1990년부터 모교인 계명대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감독 30년차에 접어들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석권했다. 이어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여자 양궁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하였으며 2019년 초 여자 양궁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됐다.

류 감독의 장점은 ‘선수와의 소통’이다.

그는 감독의 역할로 선수들의 생각과 변화를 충분히 파악하고 분석해 위기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라고 꼽았다. 이 과정에서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선수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류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의 생각이 일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습은 시합같이, 시합은 연습처럼 선수단을 이끌어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목표 달성을 위한 ‘지옥 훈련’도 예고(?)했다.

한국 여자 양궁 류수정 감독은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게 되면 각오를 해야 한다”며 “평준화되는 세계 양궁에 맞서 한국 양궁이 정상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우리만의 방법이 필요한데 준비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보였다.



▲ 지난해 9월 수성대 야구부 초대 감독으로 임명된 서석진 감독.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 지난해 9월 수성대 야구부 초대 감독으로 임명된 서석진 감독.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마이크 놓고 지휘봉 잡은 서석진 감독

지난 7년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중계 해설자로 활동한 서석진 전 TBC 해설위원이 ‘지역 야구 인재 발굴·육성’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15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다.

서석진 감독은 대구 칠성초, 경상중, 경북고, 한양대를 졸업했다. 일찍 군대 복무를 마친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1984~1985년 경상중 야구부 코치를 시작으로 1986~1997년 경북고 야구부 감독, 2000~2005년 탐라대학교(현 제주국제대학교) 야구부 감독을 역임하는 등 아마추어 야구계에서 명성을 떨친 명장이다.

서 감독은 지난해 9월 수성대 야구부 초대 감독으로 임명됐다. 그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지휘봉을 잡은 이유는 간단했다.

서 감독은 “늘 현장(야구장)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러던 중 수성대 야구부 창단으로 기회가 생겼고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커 망설임 없이 선택하게 됐다”며 “지역 인재가 타지로 유출되는 부분도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수성대 김선순 총장이 큰 결단을 내려준 만큼 지역 인재를 길러낼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서석진 감독은 경북고 감독 시절 한국프로야구의 스타가 된 이승엽, 배영수 등을 지도했다. 탐라대 감독 시절엔 강명구(현 삼성 라이온즈 코치) 등을 키워냈다.

서 감독은 강명구와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강명구는 대학 2학년 때 야구를 그만 두려고 했다. 야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며 “그래서 동기부여와 용기를 심어주면서 붙잡았고 빠른 발을 가진 장점을 살려줬다. 그러더니 삼성에 지명 받아 현역 시절 스페셜 리스트로 명성을 떨쳤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처럼 서 감독이 수성대 야구부를 이끌면서 기대되는 부분은 명확하다. 대구에는 야구부가 계명대밖에 없었다. 가까운 경북 역시 영남대뿐으로 지역 야구 꿈나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었지만 수성대의 창단으로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

서 감독은 “창단 첫 해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게임 운영 능력을 향상시켜 팀워크를 다진 후 창단 팀답게 대학야구에 새바람을 일으켜보겠다”며 “제자들이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자질을 갖춰서 졸업할 수 있도록 지도자 교육에도 집중해 인재를 길어내겠다”고 말했다.

야구기술만 가르치는 기술자가 아닌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 인성교육까지 소홀하지 않겠다는 서석진 감독의 지도철학이 다시 한 번 더 야구계에서 주목받을 지 기대된다.



▲ 경일대 축구부가 13년 만에 재창단했다. 감독에는 경일대 축구부 주장이었던 곽완섭 감독으로 선임됐다.
▲ 경일대 축구부가 13년 만에 재창단했다. 감독에는 경일대 축구부 주장이었던 곽완섭 감독으로 선임됐다.
◆정정용으로 부활한 경일대 축구부

“제 머릿속에는 스포츠 인재를 길러낸다는 사명감과 경일대 축구부의 꽃을 피우겠다는 책임감뿐입니다.”

2007년 해체 후 13년 만에 부활한 경일대 축구부를 이끌게 된 곽완섭 감독의 새해 포부이자 목표다.

그는 누구보다 경일대 축구부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곽 감독은 경일대 축구부 주장으로 2002년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멤버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2003년 울산 현대에 입단했다. 하지만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강릉시청, 국민은행 등 실업팀으로 팀을 옮겼고 2011년 은퇴 후 FC캐논 클럽 축구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유소년 축구 클럽팀 감독으로서 많은 우승을 일궈내면서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고 모교인 경일대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곽 감독은 지난해 7개의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이처럼 곽 감독이 많은 우승을 일궈낸 데에는 서울 이랜드FC 정정용 감독의 장점이기도 한 ‘소통’이 한몫했다.

그는 “경일대 축구부 선수시절을 떠올리면 투지와 정신력만 앞세웠던 것 같다”며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감독과 선수간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더해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강조하며 팀 리빌딩과 관련해 정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경일대 축구부는 오는 2월 창단식을 연 후 2020 U리그에 참가할 계획이다. 재창단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내기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지만 곽 감독은 목표를 ‘8승’으로 내걸었다.

곽 감독은 “올해는 도전하는 해다. 신생팀답게 타 팀보다 더 많이 뛰는 열정적인 플레이를 그라운드 위에서 선보이겠다”며 “최근 스포츠학과에서 축구부 응원단을 모집할 정도로 교내에서 인기가 좋다. 이를 보답하기 위해 해마다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도전이 되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 함께 만들어가겠다”며 “축구부원들이 졸업하게 되면 선수가 아니더라도 스포츠 헬스케어, 마케팅, 지도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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