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 KTX역과 도시철도 노선을 잇는 트램 방식의 연계 교통망 사업과 관련, 노선 논란이 뜨겁다. 노선이 통과하는 대구 서구청과 달서구청이 서로 자기 지역에 유리한 노선 설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에서도 가장 낙후된 서구는 도시철도 신설을 계기로 지역 발전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에 노선 향배에 아주 예민하다. 서구는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달서구도 조금도 양보할 기색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서구는 구민들이 노선 조정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달서구청이 대구시청 신청사의 두류정수장 유치에 따라 신청사 인근을 지나는 노선이 유력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구 중심 통과를 배제한 도시철도 노선 구상안에 ‘서구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구청은 서대구 KTX역에서 평리네1거리, 신평리네거리, 두류역(2호선), 안지랑역(1호선)을 잇는 서대구로 노선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반면 달서구청은 서대구 KTX역에서 서대구공단과 죽전역(2호선), 상인역(1호선)을 잇는 와룡로 노선을 제안 중이다.

서구의 경우 낙후된 도심 이미지를 벗고 향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유입되는 1만5천여 가구의 구민을 충족할 만한 교통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서대구 KTX역사에서 달성까지 연력되는 트램이 서구청이 제시한 구간을 통과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청 신청사를 중심으로 한 달서구청 안이 유력해지는 듯 방향이 기울자 서구청은 비상이 걸렸다. 급기야 광역·기초의원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서구 주민들은 지역의 경제 발전과 정주여건, 교통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서대구 KTX역 개통을 앞두고 도시철도 노선을 잇는 연계 교통망 조성에 태무심하다며 광역·기초의원들의 미온적 행보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 주민들의 반응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서구는 인구도 크게 줄고 있고 대부분 지역이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터다. 서대구 KTX역사가 신설되면서 도약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거기다 서대구 트램 열차 노선 신설에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노선이 주민 뜻과는 달리 설치될 것으로 보이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대구시는 서구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달서구에 비해 낙후한 지역 현실을 감안해 노선을 조정하는 방법도 찾아봐야 한다. 대구시는 지역 균형 개발 측면에서도 새롭게 노선을 들여다봐야 한다. 대구시는 서구 지역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노선 개설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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