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달서구 월배도시철도차량기지 부지 14만9천여㎡를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전 후적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교통 환경 악화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는 것.

대구는 현재 경북고, 대륜고, 대구상고, 정화여고 등 외곽 이전한 학교 자리 대부분이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시내 중심 주요 시설도 마찬가지다. KBS가 이전한 신천동 부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섰고 대구MBC 자리도 얼마 전 주택업체가 인수해 이곳에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렇듯 대구 중심가 학교와 주요 시설 부지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그나마 대구의 숨통 역할을 해오던 땅과 녹지가 사라지고 있다. 대구 전역이 아파트 숲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달갑지 않은 명성을 얻고 있는 터다.

학교와 각종 시설의 외곽 이전은 교육 환경 개선과 지자체 등의 재정난 해소 등 이점이 크지만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은 것이다.

월배차량기지는 1997년 대구 도시철도 1호선(지하철) 개통 때 조성됐다. 그런데 외곽지 였던 이곳이 2000년대 이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전동차 소음 등을 이유로 이전을 요구, 대구시가 이전 계획을 검토 중이었다.

대구시는 3천억 원으로 예상되는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부지의 70% 가량을 민간 사업자에 매각해 사업비를 충당키로 한 것이다. 나머지 30%는 공공시설 용지로 정해 주민 휴식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도시공사는 오는 6월까지 ‘차량기지 이전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에 후적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파트 촌으로 바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주민들은 당초 후적지에 문화·체육 시설 등을 갖춘 공공시설이 들어서기를 바랐다.

주민들은 기부대양여 방식의 경우 아파트 단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경우 인근 교통난은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주민들은 후적지를 도서관, 수영장 등 문화 체육 시설을 조성할 것과 주민 편의를 고려한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월배차량기지가 생긴 1997년 당시 월성 지역 인구는 9만 명에서 현재 25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 인근 일대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해 출퇴근길 극심한 교통체증 등 주민 불편이 큰 실정이다. 그리고 인근에는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다.

대구시는 차량기지 이전 계획을 면밀히 검토, 민간 매각 부문을 최소화하는 등 주민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구시는 주민 요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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