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보다 저렴하고 편해||새내기 며느리, 맞벌이 부부 배달 차례상 선호||

▲ 최근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제사용품 대행업체인 대구제사가 제공하고 있는 설 명절상.
▲ 최근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제사용품 대행업체인 대구제사가 제공하고 있는 설 명절상.


가족의 규모가 줄어들고 상차림이 간소화되면서 최근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가족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명절 상차림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정착하고 있다.



명절음식 주문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하고 편리해 제사업체마다 예약 문의가 밀려들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을 맞아 차례상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은 전통시장 23만972원, 대형마트 31만7천923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소화한 차례상 구입비용은 전통시장 10만2천760원, 대형마트 13만4천420원이었다.



하지만 차례용품 대행업체마다 상차림을 최소 10만 원부터, 15만 원, 25만 원 등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하고 있다.



또한 설 명절 전 2~4일 전부터 장을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드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서 훨씬 저렴하고, 상차림도 편리해 매년 주문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새내기 며느리와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고 있다.



신혼인 김모(30·여)씨는 “명절마다 음식을 만드는 준비 시간을 아껴 가족들끼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자는 의견에 자주 이용하고 있다”며 “음식의 품질도 좋고, 정량만 오니까 직접 구매했을 때 보다 남는 음식이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다음 주 설을 앞두고 차례상 음식에 대한 예약 주문은 쇄도하고 있다.



대구지역의 여러 체인점을 두고 있는 제사용품 대행업체 D사는 “작년에 비해 문의 전화가 늘고, 매출이 점점 오르는 추세”라며 “매년 한정주문 받고 있는데, 올해는 주문량을 늘렸는데도 예약이 많아 설을 열흘 앞두고 서둘러 주문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반면, 간소화되고 배달 주문한 상차림에 대해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4남의 맏며느리인 이모(54·여·북구)씨는 “번거롭지만 가족들이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 음식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전통이다”며 “제사음식은 조상들에게 올리는 것인 만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간소화가 이어지면 전통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 허창덕 사회학과 교수는 “명절의 본질적인 의미가 지나치게 ‘조상’위주로서 의례에만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살아있는 현 세대를 위주로 가족이 단합과 화목할 수 있는 편안한 명절로 재해석 되고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자연스러운 문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최근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제사용품 대행업체인 대구제사가 제공하고 있는 설 명절상.
▲ 최근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제사용품 대행업체인 대구제사가 제공하고 있는 설 명절상.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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