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기어이 대구를 등졌다. 인천국제공항에 진출한지 불과 한 달만에 대구국제공항에서 완전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얄팍한 상술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에어부산은 지난 2016년 삿포로, 후쿠오카, 싼야 등 대구와 일본·중국을 연결하는 3개 노선에 처음 취항했다. 당시 에어부산은 대구시청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취항에 협조해 달라고 부탁하며 자세를 낮추던 항공사다.

취항 후에는 해당 노선에서 발생한 적자를 대구시로부터 보조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더하다. 티웨이 등 대구공항 취항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다른 항공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하계 스케줄이 시작되는 오는 3월29일부터 대구를 오가는 국제선(대만 타이베이), 국내선(제주·김포)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일본 5개, 중국·동남아 4개 등 총 9개 취항 노선 중 타이베이를 제외한 8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에어부산은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한 반발로 지역의 일본행 여행객이 급감하자 서둘러 일본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곧 이어 인천공항 노선 허가가 나자 항공기를 인천 쪽으로 돌렸다. 대구 완전 철수는 이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대구보다 수익이 많이 나는 인천 쪽을 선택해 미련두지 않고 대구를 떠난 것이다.

대구·경북은 이번 에어부산 사태를 지역의 내공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공항은 지역의 국제화, 경제 활력, 관광 활성화 등 모든 것을 한데 담아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입 상담 등을 위해 지역을 찾는 외국 경제인들이 늘어나야 다변화된 노선들이 유지될 수 있다. 또 지역경제의 내실이 없으면 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지역의 관광활성화도 빠트릴 수 없는 과제다. 외국인들의 공항 이용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오는 21일 통합신공항 이전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통합신공항 성패에 지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합신공항은 현재 대구공항의 국제선 노선이 다변화되는 등 취항기반이 공고해져야 성공할 수 있다. 우선은 에어부산 철수로 생긴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대체 노선 개발이 시급하다.

대구시는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지역에 취항하고 있는 각 항공사들의 현황과 애로점을 점검해 유사 사태가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구시의 항공사 유치와 노선 다변화 정책에 안이한 대응은 없었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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