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인사들, ‘유승민 저격수’ 자처하며 동구을로 모여

발행일 2020-01-20 17:02:4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4.15 총선에서 친박 인사들이 ‘유승민 저격수’를 자처하며 대구 동구을로 모여들고 있다.

대구에 ‘반(反) 유승민’ 정서가 고개를 들자 친박 인사들이 유승민 의원 지역구로 출마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근혜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도태우 변호사, ‘박근혜 1호 인사’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 다지기에 들어갔다.

김재수
일찌감치 동구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갈이 중인 김재수 전 장관은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배신자는 물러가라. 동구는 김재수가 지킨다’는 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배신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당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김재수 전 장관은 지난 11월15일 동구 퀸벨호텔에서 연 저서 ‘위기에서 길을 찾다’ 출판기념회에서도 ‘인간 박근혜와 끝까지 의리를 지킨 분’이라는 멘트와 화면을 노출시키며 친박임을 강조,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도태우
김 전 장관과 함께 한국당으로 출마하는 도태우 변호사는 출사표 제목을 아예 ‘유승민 심판에 몸을 던지겠다’로 적었다.

도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유승민 의원은 4년 전 대선후보급 정치인의 자리에서 오늘의 국가위기, 체제위기를 낳은 결정적 계기가 된 탄핵 사태를 주도하는 위치에 섰다”며 “안보와 경제, 가치 면에서 국익이 파괴되고 헌법적 원리와 법의 지배, 사법부의 독립과 책임정부의 기초가 파괴된 지난 4년 동안 유 의원이 과연 무슨 일을 해 왔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유 의원을 공개 저격했다.

윤창중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9일 “배신의 정치를 제 손으로 끝장내겠다”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유승민 의원 사무실 인근인 대구지하철 1호선 방촌역 4번 출구 인근 건물에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윤창중칼럼세상TV(윤칼세TV) 대구 본사 사무실을 개소하며 사실상 총선 출마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충청도 출신인 그가 연고도 없는 대구에 본사를 개소한 이유에 대해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보수우파의 대동단결을 이루고 유승민을 심판을 하기 위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보복을 위해 박지원·문재인·안철수 등과 내통해 배신의 칼을 휘두른 세력을 제 손으로 청산하겠다”며 “진정한 애국적 보수우파 세력을 모아 보수우파 정치세력을 대동단결시킴으로써 다음 정권을 찾아오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들 후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유승민 심판을 부르짖고 있다”며 “동구을 주민들이 유승민 심판사를 자처한 이들에게 얼마만큼 표를 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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