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반(反) 유승민’ 정서가 고개를 들자 친박 인사들이 유승민 의원 지역구로 출마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근혜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도태우 변호사, ‘박근혜 1호 인사’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 다지기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동구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갈이 중인 김재수 전 장관은 자신의 선거사무실에 ‘배신자는 물러가라. 동구는 김재수가 지킨다’는 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배신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당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김 전 장관과 함께 한국당으로 출마하는 도태우 변호사는 출사표 제목을 아예 ‘유승민 심판에 몸을 던지겠다’로 적었다.
도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유승민 의원은 4년 전 대선후보급 정치인의 자리에서 오늘의 국가위기, 체제위기를 낳은 결정적 계기가 된 탄핵 사태를 주도하는 위치에 섰다”며 “안보와 경제, 가치 면에서 국익이 파괴되고 헌법적 원리와 법의 지배, 사법부의 독립과 책임정부의 기초가 파괴된 지난 4년 동안 유 의원이 과연 무슨 일을 해 왔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유 의원을 공개 저격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9일 “배신의 정치를 제 손으로 끝장내겠다”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유승민 의원 사무실 인근인 대구지하철 1호선 방촌역 4번 출구 인근 건물에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윤창중칼럼세상TV(윤칼세TV) 대구 본사 사무실을 개소하며 사실상 총선 출마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충청도 출신인 그가 연고도 없는 대구에 본사를 개소한 이유에 대해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보수우파의 대동단결을 이루고 유승민을 심판을 하기 위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보복을 위해 박지원·문재인·안철수 등과 내통해 배신의 칼을 휘두른 세력을 제 손으로 청산하겠다”며 “진정한 애국적 보수우파 세력을 모아 보수우파 정치세력을 대동단결시킴으로써 다음 정권을 찾아오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들 후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유승민 심판을 부르짖고 있다”며 “동구을 주민들이 유승민 심판사를 자처한 이들에게 얼마만큼 표를 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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