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속 화상 응급대처치료
▲ 일상속 화상 응급대처치료


설과 추석의 명절은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는 우리나라 고유의 기념일이다.

명절마다 차례 등의 음식을 준비하려고 조리에 많은 시간은 보낸다.



뜨거운 국과 냄비, 프라이팬 등에 오랫동안 노출되고 그로 인해 의도치 않은 사고로 화상을 입기 쉽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2배가 넘는 화상환자가 응급실을 찾는다.

화상은 원래 열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말한다.

열은 불꽃, 뜨거운 물, 전기에너지 등의 형태로 가해진다.

강한 알칼리나 황산을 위시한 강산과 화학물질도 화상을 초래할 수 있다.

화상을 입어 피부가 손상되는 정도는 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지만 대략 열의 온도, 열 노출 시간, 열의 종류, 열에 노출된 피부의 두께 등에 따라 많이 다르다.

화상을 입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온도는 섭씨 44℃로 알려져 있다.

명절화상은 국, 뜨거운 물, 커피와 같은 열탕 화상과 함께 프라이팬, 뜨거운 음식, 냄비 등에 닿아 생기는 접촉 화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아이들은 화상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성인보다 반사신경이 느려 더 쉽게 화상을 입는다.

이외에도 전이나 튀김을 하면서 음식 속 수분으로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기도 한다.

기름은 물보다 점성이 높아 피부 표면에 잘 달라붙고 화기가 깊게 전달돼 피부 진피층까지 손상될 수 있다.

화상을 구분할 때 1도 화상, 2도 화상, 3도 화상이라고 한다.

화상의 깊이를 말하는 것이다.

대략 진피를 기준으로 진피 위쪽이면 1도, 진피는 2도, 진피 이하는 3도라고 한다.

1도 화상을 입으면 피부가 벌게지고 부으며 아프지만 물집과 흉은 생기지 않고 1주일 이내 치유된다.

2도 화상은 표재성 2도 화상과 심재성 2도 화상으로 나눈다.

표재성 2도 화상은 진피의 위쪽까지 손상된 것을 말하며 분홍색이고 누르면 허옇게 되며 물집이 생기고 진물이 나기도 한다.

바늘로 찌르면 상당히 아프며 대략 3주 정도 지나면 옆의 표피나 밑의 모낭과 피지선에서 표피세포가 자라나와 낫는다.

흉터는 아주 조금 생긴다.

그러나 심재성 2도 화상이 되면 상태는 달라진다.

표면이 창백하고 눌러도 허옇게 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바늘로 찔러도 아프지 않고 치유가 한 달 이상 아주 오래 걸리기도 한다.

나은 후에도 흉이 심하고 비후성 반흔도 많이 생긴다.

3도 화상은 표피와 진피가 모두 파괴된 것으로 사람에 따라서는 치유에 한 달 이상 걸리면 3도 화상으로 보기도 한다.

잘 낫지 않고 대부분 피부 이식을 해야 하고 상처가 수축하는 경우가 많다.

화상을 입으면 상태가 그대로 있는 것은 아니고 때로 상처에 균이 들어가 곪으면 표재성 2도 화상이 심재성 2도 화상으로 변할 수도 있다.



화상의 경우 특히 초기 대처가 이후 화상의 정도와 흉터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화상을 입었다면 시원한 물로 화상 부위를 충분히 식혀 화기를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화상 부위를 충분히 식혀야 화상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피부의 온도를 낮춰 피부조직 손상을 줄여 부종과 염증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옷 위에 뜨거운 물을 쏟아 옷이 피부에 달라붙었다면 옷을 입은 채로 시원한 물로 식힌 과 동시에 가위로 빠르게 옷을 제거해야 한다.



화기를 빼기 위해 얼음을 사용할 경우 혈관수축을 유도해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민간요법이나 자가치료는 삼가야 한다.

화상으로 수포가 발생했다면 세균감염 가능성이 높으므로 임의로 터트리지 말고 피부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명절에 발생하기 쉬운 접촉화상은 범위는 넓지 않지만 깊은 화상으로 진행되기 쉬워 초기 응급처치와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증상이 없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민복기 올포스킨 피부과 대표원장(대구·경북 피부과의사회 회장,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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