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신간 소개/ 소설 - 주야 vs 당신이 잘 자라고 말할 때 vs내일은 초인간



사실이나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문학, 소설이다. 초인간을 만나는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마주하거나 ‘너’와 ‘나’의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공감을 하고 위로도 받는다. 이번에 소개하는 3권의 소설이 그렇다. 가족의 테두리 속에서 엄마, 나아가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내일은 초인간

김중혁/자이언트북스/ 272쪽/ 1만4천원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바꾸는 그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중견 소설가 김중혁이 ‘나는 농담이다’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내일은 초인간’은 특별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초인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팔 길게 늘이기 선수 공상우, 도망가기 고수 민시아, 모든 숫자와 요일을 기억하고 맞히는 천재 정인수,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한모음, 탁월한 정지 시력의 소유자 유진, 동물과 대화하는 이지우…’.

세상이 원하는 능력과는 거리가 먼, 그래서 오히려 고통을 주기도 했던 그들의 초능력이 한 곳에 모였다. 이름하여 ‘초인간클랜’.

초인간클랜은 우연히 도움이 필요한 존재를 알게 디면서 그들을 구할 습격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데, 습격에 성공하고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작가는 현실과 가상,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고 삶과 죽음, 인간과 좀비를 아우르며 기발한 상상력과 능청스러운 유머로 독특한 소설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평범한 서로가 아프고 모자란 사람이란 걸 알기에 아픔을 이해하고 모자람을 채워주는 과정에서 따뜻함이 묻어 난다.

◆주야

다이앤리/ 나무옆의자/ 332쪽/1만3천원

책은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로야’ 그 후의 이야기를 답고 있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저자는 지난해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국계 이민 작가다.

책은 대상 수상작인 ‘로야’를 이어가는 작품으로 시간상으로는 ‘로야’ 이후의 이야기지만 ‘로야’를 품기도 했다.

밴쿠버를 배경으로 중산층 삶을 사는 한국계 캐나다인 여성이 교통사고 후유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를 응시하며 삶을 회복해가는 전작 ‘로야’의 이야기는 ‘주야’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확장돼 더욱 확연하고 능동적인 결말에 이른다.

책은 화자와 엄마의 관계가 끊어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위태롭게 이어지던 엄마와의 관계가 단절되고 시어머니가 가족 구성원으로 합류하는 새로운 현실에서 주인공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관습적인 가족 관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거쳐 자유롭고 주체적인 개인에 대한 옹호로 나아간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또 다른 방향의 연결과 삶에 대한 낙관으로 이어진다.

다이앤 리는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 독어독문학과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했다. 2001년 캐나다로 이주해 현재 남편과 딸과 밴쿠버에 살고 있다.

◆당신이 잘 자라고 말할 때

카롤리나 세테르발 지음

시공사/400쪽/1만6천500원

“당신에게 잘 자라고 말할 때 나는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몰라.”

이 책은 갑작스레 삶의 동반자를 떠나보낸 한 여성의 슬픔과 상실에 관한 자화상을 다룬다.

주인공은 책의 저자이기도 한 서른여섯의 카롤리나. 작가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비극이 있기 전까지, 대도시에서 직장을 다니고 연애를 하고 막 아이를 낳아 육아 휴직에 들어간 평범한 여성이다.

믿기 어려운 비극을 감내하기 위해 작가는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복잡한 슬픔의 얼굴들을 마주했다. 그 솔직하고 내밀한 애도 일기가 한 편의 소설로 다듬어졌다.

카롤리나의 소설은 어느 오후 남편 악셀로부터 “내가 죽으면”이라는 제목의 이메일 한 통으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은 처음엔 어리둥절하다가, 문득 걱정스러워지다가, 결국엔 짜증이 난다.

그리고 몇 개 월 뒤 아침, 악셀은 정말로 눈을 뜨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그의 심장은 멎어 있었고 원인은 자연사였다. 간밤에 서먹하게 나눈 마지막 인사 최근 육아로 힘겨워하며 말없이 보냈던 날들, 처음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던 그리운 과거의 시간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거대한 회한과 슬픔에 잠긴다.

이후 묵직하게 흘러가는 깊은 애도의 서사와, 두 사람이 첫눈에 반한 과거부터 사별하기까지의 롤러코스터 갚은 연애 서사를 촘촘하게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솔직하고 과감한 카롤리나의 고백들은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익숙한 지금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 있다는 것, 항상 있으리라 생각하는 당연한 것들이 언제든 예고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환기시킨다.

오늘 밤 곁에 있는 사람들을 한 번 더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신헌호 기자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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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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