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 등이 24일 오후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물 등이 24일 오후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마케팅, 이번 총선에서 통할까.’

박근혜 향수가 여전히 강한 TK(대구·경북)에 박근혜 마케팅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있어 주목된다.

국정농단 사태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그동안 숨죽여온 이들이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 동구갑 자유한국당 예비후보인 박근혜 정부 시절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천영식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을 자신의 이름 앞에 내걸고 총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마지막 비서관으로 치사하고 더러운 정치의 민낯을 지켜봤다”며 “구닥다리 정치를 바꾸는 세력교체의 기수가 되겠다”고 피력했다.

동구을 한국당 예비후보인 도태우 변호사도 ‘박근혜의 변호인’을 내걸었다.

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JTBC가 더블루K 사무실을 무단침입해 태블릿PC를 훔쳤다고 고발한 인물이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으로 선임돼 활동하며 대한문에서 열리는 태극기집회에 매주 참석해 연단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배신자로 낙인 찍은 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심판을 내세웠다.

일찌감치 동구을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갈이 중인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15일 동구 퀸벨호텔에서 연 저서 ‘위기에서 길을 찾다’ 출판기념회에서 ‘인간 박근혜와 끝까지 의리를 지킨 분’이라는 멘트와 화면을 노출시키며 친박임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됐던 윤창중 전 대변인도 동구을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출마의 변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제1호 인사로서 박 전 대통령을 살려내고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무너진 제단을 다시 쌓겠다는 야심과 청사진으로 대구에 내려왔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일주일에 네 차례씩 재판장에 끌려 다니는 치욕을 겪을 때 당에서 축출한 배신의 무리들을 제 손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정가는 이 같은 TK 후보들의 박근혜 마케팅을 두고 타 지역보다 강한 TK의 ‘반문(반문재인) 전선’에 합류해 전 정권에 대한 재평가를 받고 재기를 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들이 금배지를 달 수 있을 지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재 한국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고 당선된 TK 의원들에 대한 퇴진 압박이 크다. 박근혜를 내세운 이들이 공천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또한 지역민들이 더 이상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친분만으로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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