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만 해도 설마? 지역사회 번지는 ‘우한 폐렴 트라우마’

발행일 2020-02-02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쏟아지는 괴담과 감염 우려로 시민들 불안감 증폭

지나친 걱정이 수면장애, 두통, 소화불량까지 이어져

전문가, 스트레스 관리와 정확한 정보 공유 필요해



2일 대구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인해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 ‘우한 폐렴 트라우마’가 확산되며 사회적 문제로까지 커지고 있다.

최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미열과 기침 등의 현상에도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 아닐까?”, “병원에 가야하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나?” “가족에게 옮기면 어떻게 하나?” 등의 걱정을 한다는 것.

특히 트라우마가 심해져 ‘불안장애’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수면장애, 소화불량, 두통, 근육통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김보람(35·여·달서구)씨는 최근 불쾌한 경험을 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사레가 들려 작은 기침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주변 승객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냈고, 결국 다음 역에서 내려야 했다.

김씨는 “최근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해 시민들이 많이 예민해진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온라인에서도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2일 대구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불안감에 소화불량·두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 왔다.

이후 이에 대한 동조 댓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순 걱정과 불안장애 증상의 구분은 일상생활의 방해 여부로 판단한다.

영남대 정신건강의학과 서완석 교수는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데 집착하거나 의심이 많아져 주위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다면 불안장애일 가능성이 높다”며 “불안이 심해지면 뇌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줘 식은땀과 긴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증상들이 소화불량, 두통, 수면장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의 소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괴담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 불안장애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판단해 걱정과 불안을 줄여야 한다. 대화나 심호흡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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