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대구FC를 떠난 안드레 감독과 조현우.
▲ 올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대구FC를 떠난 안드레 감독과 조현우.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이별은 슬픈 단어다.

그러나 어떻게 헤어지냐에 따라서 상황은 달라진다.

원활한 과정을 거쳐 헤어진다면 ‘추억’으로, 반대로 과정이 나쁘다면 ‘악연’이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최근 대구FC가 선수·감독 재계약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모처럼 찾아온 전성기에 오점으로 남고 있다.

대구는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조현우와 안드레 감독과 이별했다.

문제는 과정, 뒷마무리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지난달 27일 팀을 떠난 안드레 감독은 ‘재계약 여부’를 놓고 구단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안드레 감독의 입장은 대구를 떠날 생각이 없었지만 구단 측에서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전무했다는 것이다. 그는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고 한 스포츠매체와 인터뷰에서 직설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조광래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3~4번이나 재계약 조건을 물었지만 안드레 감독이 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다.

조현우(울산 현대)가 대구를 떠날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안드레 감독처럼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그러나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조현우는 원 소속팀과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고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했다. 퇴소 후 울산행을 확정지었다.

이 과정 속에는 소속팀(대구)에 대한 서운함 등이 존재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프로세계에서 선수, 감독이 더 좋은 조건을 소속 구단에 요구하거나 팀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함께한 팬들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 한다.

대구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안드레 감독와 조현우는 팬들을 위한 영상편지조차 없었다. 언론을 통해 짧게 고마움을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다 보니 팬들의 서운함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구단을 향한 원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아름다운 이별도 있었다.

2018~2019시즌 대구의 주장이었던 한희훈과 이별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희훈은 광주FC로 이적하게 되자 팬들에게 영상 및 손 편지를 남기고 팀을 떠났다.

대구는 이번 일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구단과 선수, 구단과 감독 간 불필요한 진실게임 또는 마찰은 프로 구단의 존재 이유인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겨 줄 뿐이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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