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훈 의원, 황 대표, 강효상, 정태옥, 김규환,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의원.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훈 의원, 황 대표, 강효상, 정태옥, 김규환,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대구·경북(TK) 의원들이 4일 황교안 대표를 만나 TK 50% ‘물갈이’ 방침에 반발했다.

지역 의원들은 이날 황 대표와 오찬 및 만찬 회동을 갖고 TK 공천에 명확한 기준 없이 과도한 컷오프(공천배제)를 적용하면 민심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호영·김상훈·윤재옥·곽대훈·정태옥·추경호 등 대구 의원들과 비례 대표인 강효상(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김규환(대구 동구을)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식당에서 황 대표에게 ‘대구의 자존심’을 세워달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교체 많이 할수록 잘되면 대구가 잘 돼야 된다. 지금도 62%나 교체되고 잘돼야 하는데 안 그렇지 않나. 중진은 PK 7명이 넘는데 왜 우리가 그런 불이익을 늘 당해야 하냐”며 “TK가 희생해 전국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다른 문제지만 TK바꿔서 전국선거에 도움 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상훈 의원도 “컷오프라는 것이 국회의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 아니냐. 컷오프가 된다는 것은 의원 자격이 없다는 뜻이고, 이는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불명예를 안은 사람이 공천 작업 이후에 자기 지역구에 공천 받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겠느냐. 당의 힘이 지역사회에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의 3분의1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을 50% 이상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TK 등 한국당 전통적 강세지역은 컷오프 비율을 높게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또 지역 현역 컷오프에 2018년 6·13 지방선거 결과를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반영할 경우 최대 70~80%까지 컷오프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오찬에 참석한 한 의원은 “공관위에 TK가 아무도 없다 했다. 대표도 지역 민심 여론을 알아야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공관위에 PK(부산·울산·경남)는 여러명 있는데 우린 없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했다.

강 의원은 “한국당이 그동안 자유 대한민국과 당을 위해 헌신한 대구·경북의 최소한의 자존심과 명예를 살려달라 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경북 의원들도 ‘인위적인 물갈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에 황 대표는 “TK가 당이 어려울 때 많이 도운 걸 잘 알고 있고 앞으로도 당이 총선 승리하는데 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관위의 ‘물갈이’ 예고에 TK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자 황 대표가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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