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진짜 산양이 서식한다고

발행일 2020-02-05 15:21:1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국립대구과학관 연구팀 산양가족 서식흔적 발견

대구서 처음으로 발견, 추가 연구통해 결과 발표 예정

국립대구과학관 연구원이 산양 분비물을 수거하고 있다.


대구에서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1급인 산양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 연구팀은 생물자원 연구를 위해 대구지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비슬산 자락에서 산양으로 추정되는 우제류의 배설물과 털 및 서식 흔적을 발견하고, 유전자분석을 의뢰한 결과 산양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배설물 형태로 볼 때 성체와 새끼의 것으로 명확히 구분돼 가족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주변의 산은 경사가 급하고 암석 지대가 많아, 산양이 서식하기 적합한 조건이라는 것이 국립대구과학관 연구진의 설명이다.

설악산, DMZ 등 강원권에 주로 서식하는 산양이 지리적으로 완전히 격리된 대구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경북지역 산양 서식지로는 백두대간과 연결된 청송의 주왕산까지만 확인됐다.

대구는 낙동강과 고속도로 등에 의해 지리적으로 완전히 단절돼 있는 곳이어서 이번 산양서식 확인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르다.

국립대구과학관은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견된 산양이 과거부터 대구에 살아온 고유 개체군인지, 다른 서식지로부터 이동해온 개체군인지 유전자형 분석을 통해 확인 할 예정이다.

배설물 발견 지점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산양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다.

산양 배설물 발견 지점과 연결된 주변 산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대구 산양의 서식 범위도 확인한다.

국립대구과학관은 이번 연구결과를 4월30일부터 개최될 ‘생물의 이동과 적응’ 특별전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김주한 국립대구과학관장은 “전국적으로 1천여 마리에 불과한 산양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도 취약종으로 등재된 국제적인 보호종으로, 개체 수 증가와 서식 범위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기존 산양 서식지들이 백두대간과 연결된 지역인 반면, 대구는 백두대간과 분리된 지역이라 이번 산양 서식지 확인은 학술적으로도 연구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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