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우한 폐렴을 대처하는 경북도의 방역은 구제역 이후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처럼 ‘매우 빠르게, 매우 지나치게’ 기조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빠른 방역’ 기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실시된 중국 우한 여행자(방문기간 1월13~23일) 전수대상자 조사에서 확인됐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21일 비상방역대책반을 꾸린 경북도는 우한 방문 전수감시대상자 경북 8개 시·군 51명 조사를 지난달 29∼30일 이틀만에 마쳤다.
첫날 16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에 들어갔는데 이 가운데 11명을 완료했지만 5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후 전수감시 대상자는 지난 2일 5명이 추가돼 우한 방문자 총 56명으로 늘었다. 5일 현재 이들 중 43명은 별 이상이 없어 감시가 해지되고 13명은 자가격리로 관리 중이다.
이처럼 이틀 만에 전수 조사가 끝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도 방역 관계자는 “대상자들이 상황을 걱정해 자진 신고를 많이 해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빠르고 지나친 방역은 지난 3일 가속화됐다.
국내 확진자가 4명에서 주춤하다 지난달 31일 6명으로 늘어나자 도는 예비비 40억 원을 확보해 다중이용시설에 85대의 열감지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 등 방역물품 4종 등을 확보했다.
선별진료소도 38곳에서 45곳으로 늘렸다.
우한 사태 16일째. 그 사이 확진자를 접촉한 도민은 12명에서 8명으로 4명이 줄었다. 국내 첫 번째와 네 번째 확진자의 접촉자 4명이 잠복기간(14일) 해제로 지난 3일과 4일 격리가 해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는 이들 4명에 대한 감시를 서류상에서는 해제했지만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
또 의심환자 신고자 228명 중 검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148명에 대해서도 격리는 하지 않지만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우한 폐렴과 관련한 서류상 관리대상은 △접촉자 8명 △검사 필요대상(사례분류) 80명 △전수감시 자가격리자 13명 등 총 101명이지만 경북도는 사실상 296명 전체를 사실상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도 방역 관계자는 “국내 확진자 중 음성이었다가 양성으로 나타난 경우가 있어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오거나 격리가 해제돼도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 바이러스를 막고자 움직이는 방역 일꾼은 도 보건정책과 30명(역학조사관 3명)과 23개 시·군 25개 보건소 관계자 등 1일 평균 108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은 현재 비상대책반 3개조로 편성해 매일 2인 1조 형태로 근무하며 도 비상방역대책반에서 의뢰하는 의심환자 진단검사를 6시간 만에 끝내고 통보한다. 현재 67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음성으로 판정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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