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뚫린 ‘우한폐렴’, 경북 하루 평균 108명 방역 투입… ‘매우 빠르게 매우 지나치게’ 가속화

발행일 2020-02-05 17:26:2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5일 현재 접촉자 등 관리인원 101명…그러나 격리해제·검사불필요 등 296명 전원 모니터링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방역대책본부가 차려진 경북도청 1층 보건정책과 입구 모습.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지방에서, 발원지 중국이 아니라 태국, 싱가포르를 다녀온 사람에게 나타나자 경북도가 방역에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번 우한 폐렴을 대처하는 경북도의 방역은 구제역 이후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처럼 ‘매우 빠르게, 매우 지나치게’ 기조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빠른 방역’ 기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실시된 중국 우한 여행자(방문기간 1월13~23일) 전수대상자 조사에서 확인됐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21일 비상방역대책반을 꾸린 경북도는 우한 방문 전수감시대상자 경북 8개 시·군 51명 조사를 지난달 29∼30일 이틀만에 마쳤다.

첫날 16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에 들어갔는데 이 가운데 11명을 완료했지만 5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이철우 도지사는 “전수조사를 어서 마치라”며 독려했고 다음날 인력을 투입해 나머지 35명과 연락이 닿지 않은 대상자 조사는 경찰의 협조를 받아 마쳤다.

이후 전수감시 대상자는 지난 2일 5명이 추가돼 우한 방문자 총 56명으로 늘었다. 5일 현재 이들 중 43명은 별 이상이 없어 감시가 해지되고 13명은 자가격리로 관리 중이다.

영천에 있는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우한 폐렴 감염여부검사를 하는 모습. 연구원은 5일 현재 2인 1조 2개조로 편성해 6시간만에 검사결과를 마치고 있다. 현재 67명의 의심환자 검사를 실시, 바이러스 유전자 불검출로 음성 판정을 했다. 경북보건환경연구원 제공
이처럼 이틀 만에 전수 조사가 끝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도 방역 관계자는 “대상자들이 상황을 걱정해 자진 신고를 많이 해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빠르고 지나친 방역은 지난 3일 가속화됐다.

국내 확진자가 4명에서 주춤하다 지난달 31일 6명으로 늘어나자 도는 예비비 40억 원을 확보해 다중이용시설에 85대의 열감지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 등 방역물품 4종 등을 확보했다.

선별진료소도 38곳에서 45곳으로 늘렸다.

우한 사태 16일째. 그 사이 확진자를 접촉한 도민은 12명에서 8명으로 4명이 줄었다. 국내 첫 번째와 네 번째 확진자의 접촉자 4명이 잠복기간(14일) 해제로 지난 3일과 4일 격리가 해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는 이들 4명에 대한 감시를 서류상에서는 해제했지만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

또 의심환자 신고자 228명 중 검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148명에 대해서도 격리는 하지 않지만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우한 폐렴과 관련한 서류상 관리대상은 △접촉자 8명 △검사 필요대상(사례분류) 80명 △전수감시 자가격리자 13명 등 총 101명이지만 경북도는 사실상 296명 전체를 사실상 감시하고 있는 셈이다.

도 방역 관계자는 “국내 확진자 중 음성이었다가 양성으로 나타난 경우가 있어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오거나 격리가 해제돼도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 바이러스를 막고자 움직이는 방역 일꾼은 도 보건정책과 30명(역학조사관 3명)과 23개 시·군 25개 보건소 관계자 등 1일 평균 108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은 현재 비상대책반 3개조로 편성해 매일 2인 1조 형태로 근무하며 도 비상방역대책반에서 의뢰하는 의심환자 진단검사를 6시간 만에 끝내고 통보한다. 현재 67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음성으로 판정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