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6일 현재 23명으로 늘어났다. 하룻새 4명이 추가로 확인돼 전파 속도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청정지역인 대구에도 17번 확진자(30대 남성·경기 구리시)가 지난 설 연휴 때 이틀간 다녀간 것으로 나타나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17번 확진자는 콘퍼런스 참석 차 방문했던 싱가포르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직후인 지난 달 24일 KTX를 타고 대구로 왔다. 이후 25일까지 이틀 간 머물면서 수성구에 있는 친가와 북구의 처가를 방문해 친인척 등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대구에서 접촉한 사람은 가족 5명, 친척 2명, 택시기사 2명, 편의점 직원 4명, 주유소 직원 1명 등 14명이며 이들은 긴급 검사 결과 모두 바이러스 음성으로 나타났다. 천만다행이다. 대구시는 이들을 자가격리조치하고 하루 2회 이상 이상 증상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가 대구를 다녀갔지만 이미 12~13일이 경과해 곧 최대 잠복기(14일)가 지나게 된다고 밝혔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8일까지 이상 증상이 없으면 사실상 감염 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확진자가 접촉한 사람이 더 있는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은 무증상 환자의 경우 전염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긴 하지만 전염 가능성은 있다. 17번 확진자는 구리시의 집으로 돌아간 직후인 지난달 26일부터 열이 나는 등 이상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대구에는 하루 전까지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파력이 약하다고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확진자 가족 등과 접촉한 사람들을 통한 3차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는 확진자 가족 등의 감염 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우려하던 2·3차 감염이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중국 이외 제3국에서 감염돼 귀국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우한 폐렴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 국가는 방역 사각지대로 방치되는 상황이다.

이번 확진자 대구 방문에서 나타난 것처럼 제3국 경유자의 관리 대책 강화가 발등의 불이다. 실제 17번 확진자는 확진 판정 전 3차례나 집 근처 병원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처럼 입국 금지 대상을 중국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고위험 지역에서 돌아온 입국자의 관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외국 방문자의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기 동안에는 국내 이동을 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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