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구제 종착역은 작은 학교 활성화

▲ 안동 남후초가 지난해 자유 학구제 정책으로 등산 등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는 등 작은 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후초는 지난해 4월 교사와 전교생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등산’을 개최했다.
▲ 안동 남후초가 지난해 자유 학구제 정책으로 등산 등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는 등 작은 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후초는 지난해 4월 교사와 전교생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등산’을 개최했다.
경북도교육청이 교육혁명을 이끌고 있다.

경북도내 소규모 학교들이 경북교육청의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자유 학구제’ 등의 정책으로 작지만 알찬 ‘명품 학교’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몰린 경북의 소규모 학교에는 경북교육청의 특성화된 프로그램이 매력적으로 비치면서 도시 학생들이 찾아들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농어촌지역 소규모 학교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자유 학구제를 도입했다. 저출생, 고령화, 도시 집중화로 농·산·어촌 학생이 매년 감소함에 따라 도시 학생들에게 작은 학교에 진학할 기회를 줘 학생 수를 늘리고 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다.

지난해 이 사업에 29곳의 학교가 참여했다. 113명의 학생이 유입되고 9학급이 늘어나는 성과를 얻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일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경북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과 우수사례로 꼽힌 학교 변화상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부활을 꿈꾸고 다시 일어서다’

경북교육청은 죽천초(포항), 사방초(경주), 남후초(안동), 송원초(군위), 창수초(영덕), 화양초(청도) 등 5개 학교를 작은 학교 자유 학기제 정책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안동시 남후면 소재지에 자리 잡은 남후초는 올해 뜻하지 않은 ‘경사’가 생겼다.

85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전교생이 24명까지 줄어드는 등 폐교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지난해 경북교육청의 자유 학구제 도입으로 인근 안동시내 학교인 강남초에서 9명의 학생이 전학을 오는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지난해 5학급에 불과했던 남후초는 6학급으로 1학급이 늘어나 복식학급도 해소됐다.

이 학교는 제주도 체험학습, 승마, 골프, 연극, 사제동행 등산 등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며 작은 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 교사, 학부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마을에 생기가 돌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바닷가 학교인 죽천초는 지난해 자유 학구제 도입으로 입학생이 15명을 기록했다. 경주시내에서 8㎞ 떨어진 사방초와 청도군 화양읍 화양초도 인근 큰 학교의 도움을 받아 입학생이 늘어나면서 폐교위기를 넘겼다.

▲ 문경 영순초는 지난해 자유 학구제를 도입,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며 작은 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난타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문경 영순초는 지난해 자유 학구제를 도입,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며 작은 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난타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문경 영순초 학생들이 겨울 스키교실을 찾아 스키를 즐기고 있다. 영순초는 지난해 자유학구제를 도입,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며 작은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 교사, 학부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마을에 생기가 돌고 있다.
▲ 문경 영순초 학생들이 겨울 스키교실을 찾아 스키를 즐기고 있다. 영순초는 지난해 자유학구제를 도입, 다양한 특색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펼치며 작은학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 교사, 학부모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마을에 생기가 돌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초등학교 29개 교를 대상으로 자유 학구제를 처음 시행해 작은 학교로 총 113명의 학생이 유입되고 9개 학교에서 한 학급씩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마원숙 경북교육청 행정과장은 “자유 학구제는 결국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이다. 작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자유 학구제, 중학교로 확대

이들 학교의 변신은 경북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해 ‘작은 학교 자유 학구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작은 학교 학구(초등 통학구역과 중학교 학군)와 큰 학교 학구를 자유 학구로 묶어 큰 학교에서 희망하는 작은 학교로만 입학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반대로 작은 학교에 배정됐을 때 큰 학교로 입학은 할 수 없다.

저출생, 고령화, 도시 집중화로 농·산·어촌 학생이 매년 감소하자 도시 학생들에게 작은 학교에 진학할 기회를 줘 학생 수를 늘리고 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다.

작은 학교는 읍·면 지역 60명 이하 또는 초교 6학급·중학교 3학급 이하, 큰 학교는 시·읍 지역 200명 이상을 기준으로 지역별 실정에 맞게 자체 기준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제도의 조기 정착과 농·산·어촌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해 중학교 자유 학구제를 한 해 앞당겼다.

대상은 초등학교 97교, 중학교 11교다. 작은 학교 자유 학구제의 확대 시행으로 도내 97개 큰 학교의 초·중학생은 별도의 주소 이전 없이 108개의 작은 학교로 입학과 전학이 가능해진다.

중학교 자유 학구제 확대 시행으로 벌써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풍산중은 올해 자유 학구제 확대 시행으로 인해 도청 신도시 풍천중 학생 50명이 유입돼 도청 신도시 학교의 과밀학급 해소와 소규모 학교의 활성화의 성과를 이뤘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자유 학구제가 작은 학교 활성화와 지역 및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인터뷰

임종식 경북도교육청 교육감은 “자유 학구제 종착역은 작은 학교 활성화”라며 “작은 학교만의 특색과 장점이 있는 특색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배움이 즐거운 교육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큰 학교 학생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전입할 수 있도록 학구를 조정한 ‘작은 학교 자유 학구제’를 운영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선정된 학교는 인증서를 전달하는 등 사업을 확대해 작은 학교의 성공 모형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교육만큼은 학생들에게 평등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지식을 넘어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와 ‘모든 아이가 행복한 경북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교육은 믿음과 기다림이라는 말이 있듯이 4대 교육혁신을 반드시 실천,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주인이 되는 따뜻한 교육혁명을 실현하는 경북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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