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총선 불출마, 한국당과는 ‘신설합당’ 추진...보수통합 급물살

발행일 2020-02-09 16:30:5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하고 개혁보수를 위해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정론관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이 9일 4·15 총선 불출마와 함께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신설합당’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보수통합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면서 한국당과의 통합을 공식화했다.

통합 방식은 한국당이 새보수당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신설 합당이다.

유 의원은 “개혁 보수를 향한 진심을 남기기 위해 오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면서 “보수가 힘을 합쳐 개혁 보수로 나아가는 데 제 불출마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공천권에 대한 요구를 하지 않는 대신 ‘도로친박당’이 되는 우려를 떨칠 수 있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재건 3원칙을 처음 말했을 때 약속드렸던 대로 저는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면서도 “‘도로친박당’, ‘도로친이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버리는 공정한 공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돼야만 한다”고 했다.

다만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해 온 새보수당의 중앙당과 시·도당의 젊은 당직들에 대한 고용 승계를 부탁했다.

불출마를 전제로 하는 ‘합당’ 제안인 만큼 추동력은 상당할 것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당장 황 대표는 유 의원의 제안과 관련,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유 의원이 제시한 신설 합당은 한국당으로의 ‘흡수 통합’이 아닌 두 당이 수임기구를 통해 법적 절차를 밟아 신당으로 합치는 것을 말한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이런 것 하나하나를 모멘텀(추진력) 삼아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자유우파가 되도록 단합·통합해야 한다”며 “똘똘 뭉쳐 문재인 정권 심판에 기여해야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진하는 ‘물갈이’와 ‘중진 차출론’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황 대표가 ‘이낙연 대항마’로 종로 출마를 결단한데 이어 대구가 지역구인 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역 물갈이 대상이 된 대구·경북(TK)을 비롯한 보수진영 총선 공천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 전망이다.

유 의원의 결단과 황 대표의 호응에 따라 보수우파 통합 열차는 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보수통합 논의를 책임지고 있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통합신당의 당명과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등 구체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유 의원이 끝까지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못을 박은 만큼 한국당 내 친박계와의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 우리공화당과의 통합까지 품을 수 있을지 등이 보수통합 종착역으로 가는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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