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불출마, 동구을 총선 구도는?

발행일 2020-02-09 19: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보수당-자유한국당 신설합당 추진 및 총선 불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9일 자유한국당과의 신설 합당 추진과 함께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총선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동구을에는 현재 14명의 주자가 난립한 상황이다.

한국당에서는 전 동구을 당협위원장인 김규환 의원(비례대표)과 김영희 전 육군 중령,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도태우 변호사 등 4명이 당 공관위에 공천 신청을 한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전5기의 이승천 전 동구을 지역위원장이 나섰고, 바른미래당 남원환 소설가, 민중당 송영우 동구위원장, 국가혁명배당금당 이병부·김진엽·김정중·박성훈·황순영씨 등 5명, 무소속 정용 전 대구시의원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구 총선 주자들이 유난히 많은 것은 유 의원이 올 초까지도 동구을 출마를 재차 밝히면서 유 의원을 잡겠다는 인사들의 출마가 이어진 탓도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근혜의 변호인’으로 알려진 도태우 변호사, ‘박근혜 1호 인사’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친박 인사들로 ‘유승민 저격수’를 자처하며 동구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배신자는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도 변호사는 “유승민 심판에 몸을 던지겠다”, 윤 전 대변인은 “배신의 정치를 제 손으로 끝장내겠다”며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배신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당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두고 한 말이다.

이들은 유 의원의 불출마로 출마 이유가 다소 무색해진 상황이다.

유 의원이 불출마하고 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보수 표심 분산으로 우세가 점쳐졌던 민주당 이승천 전 지역위원장은 당선이 한발짝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한국당 총선 주자들은 금배지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국당 공천을 누가 받느냐가 동구을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현재 4명의 후보가 공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신설 합당으로 한국당이 일부 지역구에 한해 추가 공모를 받는다면 유승민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개연성도 있다.

동구을 추가 공모 시 강대식 전 동구청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강 전 구청장의 정치적 고향은 ‘동구을’이지만 유 의원이 동구을에 자리잡고 있어 동구갑 출마가 예견돼 왔다.

정가는 구청장 임기 동안 인물은 물론 정책적 능력도 높게 평가받았던 강 전 구청장이 동구을에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동구을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강 전 구청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는 않겠다. 지역민에게 봉사할 준비가 돼있다”고 여러차례 얘기한 바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신설 합당 시 유 의원이 지역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유승민계 의원이 동구을에 출마를 선언한다면 치열한 공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불출마 선언을 한 유 의원은 바로 대구를 내려와 자신의 사무실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다시 한번 총선 불출마를 알렸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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