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말 하는 대만관광객은 귀한 손님

오용수

대구관광뷰로 대표이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확진자가 4만 명, 사망자도 900명을 넘었다. 한편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승객 감염자도 130여 명에 이른다. 싱가포르는 국제회의 참석자, 태국은 중국관광객을 통한 감염으로 확진자가 많고, 중국과 이웃한 대만과 베트남이 오히려 덜한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과 교역이나 여행을 금지하지 말도록 권해도,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중국 방문자의 입국을 막고 있다.

우리나라도 10일 현재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는데, 2, 3차 감염자들의 감염 경로도 중국 이외 제3국 등 복잡하고, 동선도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또 이들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다중 시설도 들렸다. 확진자가 방문한 백화점, 면세점, 호텔, 극장, 음식점 등이 즉각 자진 휴업하는 일이 줄을 잇게 되었다. 자연 국민의 불안은 점점 높아져서 중국어만 사용하면 피하는 경향이 생겨났다. 그런데 대구를 찾는 외국인의 43%가 대만관광객이고, 중국관광객은 9%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단체관광객은 한한령(限韓令)으로 막혀있고, 학생교류단체들도 모두 취소되었다. 그래서 대구에서 중국어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대만인으로 여겨도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크게 보도되기 시작한 설 연휴가 끝난 직후, 대구를 찾은 대만관광객이 숙소와 음식점에서 중국말을 하자, 이때 들어온 한국인 고객이 음식점을 나가버리거나, 숙박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하였다. 이에 업소 주인이 대만인에게 나가주도록 요청한 일이 생겼다. 또 체험장에 온 대만관광객 중 한 사람이 자주 기침을 하자, 중국어를 모르는 주방 종업원이 일을 그만두고 나가버렸다. 부득이 한국인만 맞이하다가, 대만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되도록 적극 협력해준 거래처에 신뢰를 유지하고, 고객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업체 대표가 손실을 보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받기로 했다.

관광·항공업계는 한파에 떨고 있다. 여행사를 찾는 전화 예약은 없고, 대부분 취소 전화다. 숙박업, 테마파크도 비슷한 상황이다. 항공사도 지난해 일본노선이 대폭 축소되었는데, 이번에 중국노선까지 중단되고, 다른 노선도 빈자리가 많게 운항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급 휴가를 보내는 등 긴축경영을 하고 있다. 이 시기에 대구·경북으로 찾아오는 손님은 각별히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 관광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아직 대구·경북에는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구시민은 경북으로, 경북도민은 대구로 품앗이관광이라도 조심스럽게 시도해 보자. 대부분 다중 시설의 손님이 줄었지만, 동성로의 새로운 명물 관람차는 예상보다 찾는 이가 많다. 오랫동안 내려오는 대보름축제를 우리는 취소하는데, 대만은 개최했다.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철저히 준비하고 슬기롭게 대처하자. 쉬운 길을 두고 험난한 길을 택하는 이에게 격려와 조언이 필요하다.

사스 때 관광업계가 가장 힘들었다. 그때도 6개월가량 영향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의료계에서는 여름이 되면 끝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물론 조금 빠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지만, 분명 끝은 있다. 우리는 그때를 대비하여 착실히 준비하자. 지금은 해외보다는 국내관광이 나은 편이다. 또 해외관광도 대만, 일본 등 주력시장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동남아 중에서도 베트남 등은 확진자가 적은 편이다. 그리고 중국관광객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관계를 유지하자. 누구든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를 잊지 않는 법이다.

이번 기회에 질병 예방과 국제 예절에 맞도록 생활습관도 바꿔보자. 첫째, 기침이 나면 실내외 어디서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마스크가 없을 때는 옷소매로 입을 가리자. 자신도 지키지만 남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둘째 음식을 여러 사람이 와도 한 접시로 주기보다 개인별로 제공하자. 부득이하면 앞접시를 이용하여 각자 덜어서 먹도록 하자. 술잔 돌리기도 이미 사라지지 않았는가. 셋째 병이 퍼질 때는 될 수 있으면 악수 등 신체접촉은 피하고 눈인사로 바꾸자. 언제부터인가 인사를 덜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이라도 가벼운 인사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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