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봉준호 오스카 역사를 바꾸다 … 작품상 등 4관왕 쾌거

발행일 2020-02-10 16:27:2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국제영화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출신의 봉준호 영화감독이 92년 오스카 역사를 바꾸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화려한 주인공이 됐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기생충’이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포드 V 페라리’, ‘조커’,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작품상과 함께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작의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됐다.

자본주의와 빈부격차 문제를 풍자한 ‘기생충’은 이번 수상으로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까지 새로 썼다.

‘기생충’은 오스카 역사 상 외국어영화로 첫 작품상 수상작이 됐다. 또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수상한 첫 번째 사례가 됐으며, 한국 영화의 첫 번째 아카데미상 수상이라는 역사도 만들었다.

봉 감독의 감독상 수상 역시 아시아계 감독인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64년 만에 처음이고 역대 두 번째다.

봉 감독은 순수 한국어 영화 ‘기생충’으로 자막의 장벽을 넘고,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오스카의 전통까지 깨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날 오스카상 시상은 영화 자체는 물론 봉 감독 개인으로서도 희귀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 NBC방송 등 외신은 한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4개의 오스카상을 거머쥔 것은 1954년(시상식 개최시점 기준) 월트 디즈니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봉 감독은 이날 하루에만 각본상을 시작으로 국제영화상과 감독상, 최고 영예의 작품상까지 동시 수상하면서 4관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앞서 제2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 단편 다큐멘터리상, 장편 다큐멘터리상, 단편 영화상을 수상했다.

다만 디즈니의 경우 각기 다른 작품으로 4개의 상을 받았기 때문에 단일 영화로 하루에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봉 감독이 처음인 셈이다.

한편 봉 감독은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나 남도초등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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