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사태가 현실화 되고 말았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한달 가까이 ‘코로나19’(우한 폐렴)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대구에서 31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이제까지 코로나19는 수도권과 호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환자가 발생했다.

31번째 환자 발생으로 지역사회 확산방지에 초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61세의 이 여성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에 거주하며 수성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후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한 상태다.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경우는 서울의 29, 30번째 부부 환자에 이어 두번째다. 환자가 방문한 수성구보건소는 18일 오전 전면 폐쇄됐다. 방역의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할 지역 보건소가 폐쇄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걱정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환자 검진을 어떻게 하길래 보건소가 폐쇄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느냐는 질책이 나온다.

코로나19의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한번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대구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주목되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총력을 기울여 감염경위 확인과 함께 확진자의 최근 이동 경로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동 경로에는 한방병원, 교회, 호텔 식당 등 다중 이용시설이 여러 곳 포함돼 있다.

지역방역 당국은 누누히 강조된 것처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도 높은 방역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초기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된다.

우려되는 사태는 이뿐이 아니다. 오는 21일부터 중국인 유학생들의 지역대학 기숙사 입소가 시작된다. 대학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가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소 전까지 사실상 행동제약이 없어 불특정 다수와 접촉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입소 후에도 외출을 전면 차단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기숙사 입소 대상 유학생은 2천여 명에 이른다. 대학 당국의 좀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사회 환자 발생 소식에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출 시 마스크를 쓰고, 손씻기를 생활화 하면 감염우려가 크게 낮아진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급적 가지 말고, 기침은 소매로 가린 뒤 하는 개인방역 지침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만의 하나라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한 뒤 지침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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