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박완수 사무총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및 면접심사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왼쪽)과 박완수 사무총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및 면접심사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9일 공천 면접 일정까지 미루면서 대구·경북(TK)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

최대 텃밭이자 공천 혁신의 상징적 지역이 돼버린 TK 면접에 앞서 수도권 지역 공천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모양새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오후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던 TK 공천 면접을 하루 연기한다고 밝혔다.

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심사만 하다 보니까 복기하는 시간이 없어 너무 늦어졌다”며 “서울, 인천, 경기지역을 내일 오전까지 리뷰(검토)하고 총괄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은 TK 지역 의원들이 ‘불출마’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마지막 결단의 시간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공천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천 탈락’보다는 자진 불출마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 TK 현역 의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천 면접을 앞두고 현역 의원 8~9명에게 ‘명예 퇴진’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설득에 일부 의원은 불출마나 수도권으로 출마 지역을 옮기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관위원은 “면접이 늦춰진 것과 TK의원들이 불출마를 결단할 시간을 준 것이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불출마자가 앞으로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당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자가)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원들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공천탈락’ 혹은 ‘불출마’라는 단어의 언급조차 피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은 “공관위도 계속 심사하느라 힘들겠지만 (면접 연기) 자세한 경위는 모른다. 제가 대상자인데 공관위와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힘들다”고 밝혔다.

통합당 한 TK 의원은 “TK 의원들은 공관위랑 어떠한 소통도 없다”고 잘라 말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TK에서 현역 교체가 본격화되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특히 국민공천배심원단을 이번 총선 공천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해 공관위의 권한은 한층 강화됐다.

공천은 공관위의 추천에 이어 국민공천배심원단의 부적격 심사, 최고위 의결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배심원단 심사를 빼는 것이다.

배심원단은 구성 단계에서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어 김 위원장이 없애달라고 요구해왔다.

통합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이날 “당이 바뀌어 미래통합당이니까 과거 자유한국당의 당헌·당규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통합당 당헌·당규는 제21대 총선 심사에서 국민공천배심원단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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