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코로나 확진자 어제는 없다더니 오늘은 폐쇄

발행일 2020-02-20 17:36:4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남병원 코로나19 확진 15명 발생, 불안감 상승

청도군 사태 파악도 제대로 못해

청도군 보건소가 20일 오전 1시부터 폐쇄됐는 데 인근 개인병원 입구에는 ‘코로나로 인해 감기 증상 중 몸에 열이 나면 청도보건소로 바로가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어제(19일) 낮에 진료받으러 올 때는 아무 소리가 없다 하루 만에 이렇게 폐쇄하면 주민은 누굴 믿고 다녀야 합니까?”

입원 환자 중 15명이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로 판명돼 20일 폐쇄조치된 청도군 대남병원을 찾은 A(60·청도읍)씨의 하소연이다.

전날 진료를 받았던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 출입통제 안내문도 없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설명만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청도군과 보건소는 이 병원이 언제부터 폐쇄됐는지 시간조차 모르고 있어 당국의 방역체계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

A씨는 “군에서 방송으로 청도지역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으니 안심하고 다녀도 된다더니, 어제 진료했던 병원이 오늘은 폐쇄돼 어느 것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경북지역 확진자가 22명으로 늘어난 것은 그동안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를 겪지 않아 초기 대응이 쉽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청도군처럼 일선 지자체의 안일한 늦장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대남병원에 입원 중인 의심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건 지난 19일. 하루 뒤인 20일 오전 이승율 청도군수는 “보건소, 대남병원 종사자에 대해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했다”며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신속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청도군은 대략적인 확진자 동선이나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폐쇄 사실을 알리지 않아 주민들이 대남병원을 찾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이날 오전까지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는 자체 방송을 내보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도군 관계자는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했던 방송을 주민이 잘못 들은 것 같다”며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이 지역 병원 앞에는 아예 “코로나로 인해 감기나 열 등 증상이 있는 분들은 청도 보건소로 가야 한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선별진료소가 따로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확진자 발생으로 보건소와 진료소가 폐쇄된 뒤에도 청도군은 마땅한 대비책을 내놓지 않았다.

청도군 관계자는 “의심 환자는 경산에 있는 세명이나 중앙병원, 경산보건소로 가야 진료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지자체에 대한 불신은 주민들의 불안으로 이어졌다.

이 지역 약국과 마트에서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등 복지시설과 공공시설, 음식점이 잇따라 문을 닫았지만 청도군은 이에 대한 집계조차 못했다.

김산희 기자 sanh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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