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역사 미션스쿨…1만8천여 명 졸업생 배출||1981년 총동창회 창립…2010년 대

▲ 포항 대동고등학교 전경.
▲ 포항 대동고등학교 전경.
‘信(진실), 德(정의), 愛(협동)’

대동고 교정에 들어서면 이 같은 한자어가 새겨진 큰 돌덩이가 있다.

이 학교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애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교시석(校是石)이다.

46년 길지 않은 역사를 가졌지만 대동고는 경북도내에서 알아주는 사립 명문 고교다.

2008년 포항지역 평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동고에는 도내 각지에서 인재들이 몰렸다.

▲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주관으로 모교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대동인의 밤 행사가 열리고 있다.
▲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주관으로 모교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대동인의 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을 그만큼 많이 배출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포항에서 활동하는 주요 인사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근래 많이 평준화되기는 했으나 지역 내 공직사회와 전문직군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의 출신 고교를 따지면 여전히 대동고 출신이 많다.

각종 선출직에서 동문 대결이 그리 이상스럽지 않은 것도 대동고가 배출한 풍부한 인적자산 때문이다.

대동고가 배출한 동량들은 분명 지역 현대사에서 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그러나 학연이 갖는 폐해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좁은 지역사회에서의 학연은 후배 챙겨 주기와 편 가르기 등의 부작용이 없지 않았다.

대동고에 대한 선망과 질시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대동고 46년은 이 학교만이 아닌, 포항의 자랑이다.

▲ 포항 대동고 16대 총동창회 임원들이 산행 후 식당에서 회식을 하며 동문의 정을 나누고 있다.
▲ 포항 대동고 16대 총동창회 임원들이 산행 후 식당에서 회식을 하며 동문의 정을 나누고 있다.
대동고 총동창회가 다가오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포항시민들과 함께 하는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준비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모교 재학생뿐 아니라 지역 내 취약계층 학생들까지 범위를 넓혀 장학금을 지급한다.

또 포항의 미래를 진단하는 대규모 학술대회까지도 계획하고 있다.

학연의 벽에 갇히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겠다는 대동고 동문의 각오로 읽힌다.

◆대동고 역사

1973년 개교한 대동고는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위치한 동인교육재단 산하 ‘미션스쿨’이다. ‘여호와를 알고 지식을 닦아 협동 봉사할 수 있는 건실한 사람이 되자’가 교훈이다.

1993년 신축 교사 준공식을 갖고 포항 나루 끝에서 현재 위치로 학교 건물을 옮겼다. 2012년 창의경영학교 실적심사에서 전국 최우수 학교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기관 표창을 받았다.

▲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산하 동호회 모임인 OB축구동문회 회원들이 한마음 축제장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산하 동호회 모임인 OB축구동문회 회원들이 한마음 축제장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2~2013년 2년 연속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대통령 표창), 2014~2015년 학교 평가에선 2년 연속 일반계 고등학교 최우수 학교로 선정돼 지역 명문고의 위상을 입증했다.

강인한 체력과 지성을 겸비한 ‘대동인’을 목표로 조정부와 검도부도 육성하고 있다.

조정부는 1994년 제3회 아시아 주니어 조정선수권대회 우승, 1998년 대통령기 전국조정대회 우승에 이어 지난해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 지난해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서 참석 동문들과 가족들이 단체 줄넘기 게임을 하고 있다.
▲ 지난해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서 참석 동문들과 가족들이 단체 줄넘기 게임을 하고 있다.
검도부는 2018년 제99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단체전 경기에서 금메달을 뽑아내는 주역을 맡았다.

◆대동고 총동창회

대동고 총동창회는 1981년 창립됐다. 박문달 동문(1회)이 초대 회장을 맡아 초석을 다졌다. 2010년엔 ‘대동고 인명록’을 발간해 동문 유대강화의 기초를 마련했다.

대동고 총동창회는 그간 모교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 성적 우수학생뿐만 아니라 어려운 여건의 학생을 위한 지원도 늘려나감으로써 신입생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08년부터 매년 열리는 ‘대동인의 밤' 행사가 대표적이다.

모교발전을 위한 장학기금을 마련하자는데 동문들이 뜻을 같이하면서 행사 때마다 1억 원 내외의 장학기금이 답지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총동창회가 동문 간 유대를 강화해 모교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적극 개발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올해 출범한 대동고 19대 총동창회는 이동걸 회장(6회)을 비롯해 최종석(7회)·장종용(9회)·정연호(10회)·방두성(11회)·이지우(12회) 등 선출직 부회장 5명, 임명직 부회장 25명, 김성수 사무총장(10회), 이종두 총무국장(11회), 김종익 재무장학국장(13회), 차인환 경조국장(14회), 이재형 사업기획국장(15회), 한무승 조직홍보국장(15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동창회 산하 단체는 공식적으로 17개. 직업별 모임이 가장 많지만 취미가 같은 동호회별 모임이나 지역 동문회도 결성돼 운영 중이다.

가장 많은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곳은 서울 등 수도권이 생활권인 ‘재경동문회’다. 비슷한 모임으로 ‘재오천동문회’와 ‘재영덕동우회’ 등 모두 5개의 지역 동문회가 있다.

▲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재경동문회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가진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재경동문회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가진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동고 출신 공무원 모임인 ‘대동공우회’와 교사 모임인 ‘대동교우회’, 경찰 모임인 ‘대동경찰동우회’도 있다.

또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문들이 ‘재울현대차동문회’와 ‘포스코동문회’, ‘현대제철동문회’를 각각 만들었고, 조정부 출신 체육특기생들은 ‘대동조정동문회’에서 활동 중이다.

건설인들과 법조계 인사들은 ‘대동건설동우회’와 ‘대동법우회’에 각각 속해 있다.

동문 간 친목과 우의를 다지는 선배 기수 중심의 ‘대동동우회’도 운영되고 있다. 동호회별 모임으로는 ‘대동OB골프회’와 ‘대동OB축구회’가 있다.

◆대동고 배출 졸업생

졸업생 1만8천여 명을 배출한 대동고는 인재배출의 요람이다. 각 방면으로 진출하는 인원이 고교 평준화 이전에 비해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문이 많다.

정연대(5회) 포항시 북구청장 등 현직에서 활동 중인 포항시 공무원만 120여 명에 이른다.

김재동(2회) 포항상공회의소 회장과 포항언론인클럽 최종석(7회) 회장도 동문이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는 오중기(11회) 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균형발전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허대만(12회)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앞서 행정안전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칠구(3회)·김상헌(19회) 동문이 경북도의원, 정해종(3회)·허남도(10회)·이석윤(16회) 동문이 포항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부산지검 서부지청 최용규(12회)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배관성(23회) 검사, 서울북부지법 배관진(23회) 판사, 수원지검 안산지청 정정화(24회) 검사 등이 현직에서 활동 중이다.

공군사관학교 출신의 손석락(12회) 동문은 현재 공군 준장으로 복무 중이다.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이상문(17회)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에 최근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 2015년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을 받은 유명 바리톤 우주호(10회) 동문 등 많은 동문이 문화·예술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 이동걸 포항 대동고 19대 총동창회장.
▲ 이동걸 포항 대동고 19대 총동창회장.


◆이동걸 신임 총동창회장

신임 이동걸 총동창회장은 “동문들 간 소통을 강화하고, 대동고가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집행부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은 “모교가 발전하면 지역사회에 우수한 인재가 유입돼 결국은 지역사회도 동반성장하게 된다”며 “모교가 좀 더 우수한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총동창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포항지역 대표 사학인 대동고가 지역사회 교육기관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총동창회도 그에 걸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문들 간 교류가 특히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동문들 간 소통이 활성화돼야만 모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전국 거의 모든 중소도시 교육기관이 신입생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 이를 학교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축구 및 골프대회 개최와 함께 당구, 바둑 등 동문들의 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크고 작은 행사를 통해 동문들의 모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한편 모교 장학기금도 확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은 “같은 문(門)을 드나들며 배우고, 같은 창(窓)을 통해 세상을 바라봤던 동문과 동창의 의미를 되새기며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해 3월 열린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17, 18대 회장단 이·취임식 모습. 지난달 예정됐던 18, 19대 회장단 이·취임식 행사는 코로나19 피해 방지를 위해 잠정 연기됐다.
▲ 지난해 3월 열린 포항 대동고 총동창회 17, 18대 회장단 이·취임식 모습. 지난달 예정됐던 18, 19대 회장단 이·취임식 행사는 코로나19 피해 방지를 위해 잠정 연기됐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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