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사진작가 윤길중 ‘휴먼디자이어’ , 이천동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2월29일부터 4월19일까지

29일부터 4월19일까지, 선조들의 염원 담긴 석인상 40장, 석장승 30장 등 모두 70장의 작품 전시

윤길중 ‘휴먼 디자이어’
‘프레임 속, 배경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짙은 회색빛 한지 위로 사람들의 표정이 도드라질 뿐이다. 비록 ‘돌’이지만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기에, 세월의 풍상을 여미어 안은 그 ‘돌’을 보며 누구의 얼굴인지, 무슨 사연을 담고 있는지, 흥미로운 물음표들이 호기심이라는 나무의 싹을 틔운다.’

사진가 윤길중(59)의 작업 석인상과 석장승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가두어 둔, 혹은 가두어진 시간들, 아주 오래전 그때의 시간과 공간 속을 헤집고 들어가 교감을 해보라며 나지막이 속삭인다.

대구 이천동에 자리한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간 ‘아트스페이스 루모스’가 아홉 번째 기획전으로 사진작가 윤길중의 ‘휴먼 디자이어(Human Desire)’ 전을 진행한다.

윤길중 작가가 5년 동안 800여곳을 찾아다니며 우리선조들의 애환과 욕망이 담긴 석인상, 석장승을 담아낸 사진전이다. 이달 29일부터 4월1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루모스와 일본의 출판사 아카아카(AKAAKA)가 공동으로 작품집을 출판, 이를 기념한 출간기념전이기도 하다.

‘Human Desire’는 우리 선조들의 염원이 담긴 석인상 40장과 석장승 30장 등 총 70장의 작품이 담겨있다. 작가가 서울과 대구, 교토를 오가며 완성한 작품집이다.

작가는 1천700장 가까운 석인상과 석장승을 촬영하며 얻은 답이 ‘Human Desire’라고 말한다.

선조들의 욕망이 담긴 석인, 석장승을 단순 사료적 목적뿐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전통한지에 작품을 담아냈다. 모노톤 한지에 자연스레 서있는 듯 한 석인, 석장승의 모습은 우리 선조들이 오랜 세월 꿋꿋하게 지켜온 강한 의지와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석인상은 통일신라시대 때는 왕릉에만 세워져오다 조선시대에 들어 사대부들의 무덤에도 모습을 드러낸다. 석장승은 주로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것들인데 마을이나 사찰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석인상은 유교에 바탕을 두고 있고, 석장승은 마을을 지키고자 하는 토속신앙에서 비롯됐다.

장승은 마을 어귀나 사찰 입구에 세워져 밖에서 들어오는 액운을 막기 위함이었다. 지역에 따라 목장승과 석장승의 형태로 만들어졌지만 목장승은 대부분 세월의 흐름 속으로 사라졌다.

사진가 윤길중은 “석장승에는 녹록하지 않은 삶 속에서 위안을 얻고 미래의 희망을 기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새겨져 있다. 죽어서도 석인상에 자신의 영혼을 오래도록 남기려 한 걸 보면 기원을 넘어 욕망에 닿아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작가는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문의: 053-766-3570.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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