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성주 농번기 일손부족 비상

발행일 2020-02-26 18: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참외 출하를 앞둔 성주지역 농민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성주참외공판장 경매 모습.
딸기와 참외 재배지역으로 유명한 고령과 성주지역의 시설하우스 재배 농가들이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두 지역 모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인력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주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때 전자파 참외라는 괴담으로 판매액이 급감하는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어 코로나19 역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령과 성주지역 농민들은 농번기가 되면 하루 200∼300명의 외지 인력을 업체 등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대구, 구미, 칠곡 등 인근 지역에서 유입된다. 외국인 인력도 여기에 포함된다.

고령군과 성주군은 이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방역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부 인력을 차단하면 참외 등 농작물 수확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올 수 있고, 손 놓고 있으면 자칫 코로나19 확산으로 힘들게 키운 농작물을 수확도 못 하는 등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주지역 참외 수확은 예년보다 기온 상승으로 보름 정도 앞당겨진 다음달 중순부터 본격화된다.

지역 인력업체 관계자는 “요즘 하루에 50~60명 정도의 인력이 참외 농가와 건설 등 공사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며 “하지만 참외수확이 본격화되는 다음달부터는 하루 200~30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허가 업체를 통해 투입되는 외국인 노동자도 상당수 있는 만큼 농촌지역 인력 관리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농가에서 이들에 대한 신상관리를 직접 할 수 없는 만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자체에서 관리 대책에 나서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성주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력에 대한 파악에 들어갔다”며 “만일 사태가 심각해져 외부 인력을 차단해야 할 때에 대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딸기 수확 철인 현재는 지역 내 인력으로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4월 감자, 양파, 마늘 수확기에는 인력을 집중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인력을 공급받을 수밖에 없다.

필요 인력은 하루 400명이 넘는다. 그만큼 코로나19 유입이 우려된다.

대규모 경작 농가에서는 현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외부 인력은 되돌려 보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고령군은 지난 24일부터 읍·면사무소를 중심으로 외부 인력 수급 현황에 대한 파악에 나섰다.

고령군 관계자는 “외부 인력 수송 차량에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한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인력은 작업에 참여시키지 말 것을 홍보하고 있다”며 “만약에 대비 읍·면 보건소에 손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농가에 즉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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