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명단은 엉터리, 자가격리 방침은 말 뿐.

▲ 지난 21일 폐쇄된 구미시 원평동 신천지교회.
▲ 지난 21일 폐쇄된 구미시 원평동 신천지교회.
구미에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 측이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아 방역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천지 측이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할 수 없는데다 자발적 조치마저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공권력 투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26일 오후 1시까지 구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는 모두 9명이다. 이 가운데 4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 또 앞서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첫 번째 감염자는 신천지 교인은 아니었지만 신천지대구교회 집회에 참석한 남자친구와 만난 뒤 증상이 나타났다.

지난 18일 신천지 측은 “예배 등 단체활동을 중단하고 감염 우려가 있는 교인들을 자가격리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천지 측의 자가격리 방침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4번째 감염자는 발열, 두통,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5일간이나 자신이 근무하던 미술학원에서 원생들을 가르쳤다. 이 기간 동안 어린 학생과 직장 동료 등 13명이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8번과 9번 확진자도 직장에 출근하고 마트와 시장을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와 꾸준히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4번째 감염자는 지난 17일 구미에서 다른 교인 168명과 예배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역에선 4번째 감염자가 또 다른 슈퍼전파자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4번째 감염자와 예배를 가진 168명의 교인은 자가격리돼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신천지 측이 지난 18일 고위험군 명단도 신뢰하기 어렵다.

신천지 측이 밝힌 신천지대구교회 예배(9일과 16일) 참석자는 54명, 검사를 마친 22명 가운데 단 한 명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명단에는 그날 예배에 참석한 8번과 9번 감염자가 모두 빠져 있었다. 한 지역 교회 관계자는 “신천지 측이 비난을 피하기 위해 신천지 측이 예배 참석자가 아닌 교인이나 무증상자를 명단에 올렸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22일 전까지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지침도 마련되지 않아 직접적인 통제가 불가능했다”며 “확보된 신천지 명단을 꼼꼼히 살펴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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