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단, 일본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급히 귀국||외국인 선수 3인방은 대구 아닌



▲ 삼성 라이온즈 전지훈련 베이스캠프인 온나손 아카마구장.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 전지훈련 베이스캠프인 온나손 아카마구장.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전지훈련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삼성은 코로나19 여파로 귀국 일정을 오는 15일까지 한 차례 연기했지만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여파로 서둘러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9일부터 한국발 비행기가 일본 나리타 공항과 간사이 공항 밖에 오지 못하게 됐다. 일본의 조치에 항공사들이 일본 비행 노선을 감축하기 시작해 일본에 발이 묶일 처지에 놓인 것.

이에 삼성은 8일 후쿠오카, 미야자키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전지훈련 일정이 또 다시 변경되면서 삼성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당초 삼성은 15일까지 오키나와에 머물며 LG 트윈스와 4차례 연습경기를 더 갖기로 했다. 이를 통해 허삼영 감독은 2020시즌 구상을 끝낼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특히 외국인 선수 라이블리, 뷰캐넌, 살라디노는 나리타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자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훈련할 것을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 2주전 한국으로 복귀할 예정이긴 하나 팀 훈련에 빠지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는 코로나19 확진자만 5천여 명을 넘어섰다. 전체 확진자 중 75%가 대구에 집중돼 있다. 다행히 지난 주말(8~9일) 확진자가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집단 감염 우려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기 때문.

삼성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수단에 외출을 자제하고 수시로 건강을 체크하는 등 강력한 지침을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선수들의 경우 지역 사회와 접촉이 될 수밖에 없다.

선수단 및 구단 프런트 직원 중 1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모든 일정이 ‘올 스톱’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또 밀접 접촉자는 14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해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는다.

삼성은 11일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이하 라팍)에서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라팍은 자체 방역 체계를 철저히 지키고 있어 외부 우려와 달리 안전하다”며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선수단 안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허삼영 감독 일문일답.

-경유해서 어렵게 귀국했는데 예년보다 피곤하지 않은지.

△피곤한 건 사실이지만, 비행기 편을 잘 구해 귀국해서 다행이다.

-캠프에서 주로 중점을 둔 부분은.

△이번 캠프 키워드는 기본기, 팀 전술, 팀 워크였다. 팀 워크, 전술훈련은 충분히 연습을 했고, 기본기 훈련도 생각 이상으로 준비가 잘 됐다.

-캠프 성과는.

△우선 자발적인 훈련 분위기가 만들어진 점이다. 선수들의 역량에서도 발전이 있었다.

-코로나19 관련으로 훈련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는 않았는지.

△어차피 닥친 환경이니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추후 일정도 구단과 협의해서 잘 세워보겠다.

-선수들에게 코로나19 관련해서 특별히 당부한 부분이 있다면.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되도록 식사도 야구장에서 해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 3명과는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

△선수들과의 신뢰감이 있다. 신뢰감 속에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준비를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개막 2주 전에 팀에 합류하면, 이후 개막에 맞춰 함께 준비할 예정이다.

다음은 주장 박해민 일문일답.

-경유해서 어렵게 귀국했는데 예년보다 피곤하지 않은지.

△경유해서 오다 보니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긴 했다. 아무래도 환승해서 기다리고 짐도 싸고 새벽부터 이동하는 등 더 피곤했던 것 같다.

-주장으로서 캠프 분위기는 어떻게 느꼈는지.

△훈련 분위기도 좋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고마웠다. 3월엔 코로나 관련해서 심적으로 지치긴 했다.

-코로나 관련해서 선수단 내에서 걱정은 없었는지.

△우리 연고지인 대구에 피해가 커서 모두들 걱정이 많았고, 특히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컸다. 또 스케줄이 계속 변경되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도 있었던 것 같다.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 관련해서 당부한 사항이 있다면.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믿는다. 선수들끼리 좀 더 조심하자는 얘기도 했다. 한 명이라도 걸리면 리그에 영향을 미치니 더 조심하자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각오는.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니 선수단 전체가 주의하는 게 우선이다. 상황이 잠잠해지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하나로 뭉쳐서 시즌 준비를 잘 하겠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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