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역사회 미담 사례 눈길

발행일 2020-03-11 16:35:1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기부금과 기부물품은 물론 착함 임대인까지

새마을지도자 영해면협의회 박경식 회장과 회원 16명이 영해상가 및 만세시장에서 방역을 실시한 뒤 코로나19 홍보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50일이 지났다.

당시 위기경보는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됐고, 이후 한 달 후인 지난달 23일 심각 단계로 높아지면서 대한민국 전역에 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됐다.

영덕에서도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나왔다.

지역 사회 감염 우려가 증가했지만 다행히도 현재까지 확진자는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침체, 외출 자제로 인한 우울증,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답답함 등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지역사회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와 봉사 활동을 등이 진행돼 지역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자원봉사의 경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지역사회를 위한 군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이니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것이라 확신한다. 기부금과 기부물품 등을 보내주신 분들, 자원봉사에 앞장서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제일 중요한 마스크

지난 6일 영덕군에서도 ‘사랑의 면 마스크’ 운동이 시작됐다.

영덕읍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30여 명이 영덕문화체육센터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면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고령인구가 30%가 넘는 지역 특성상 일반 마스크 구입이 힘든 취약계층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나선 것이다.

이들은 재봉틀과 원단 등의 작업도구에 맞춰 재단, 재봉 등 철저히 역할 분담을 통해 면 마스크를 제작했다.

한쪽에서 재단 원본을 그리면, 다른 쪽 에서는 재단을 자른다. 이후 11개의 재봉틀에서 마스크 재봉 작업이 이뤄진다.

그다음은 고무줄을 연결한다. 이렇게 해서 하루 200여 장의 면 마스크가 제작된다.

면 마스크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세탁 후에 또 사용할 수 있다.

평소 재단, 재봉 등의 익숙한 이들이 만든 면 마스크 품질은 일반 공장 제품과 비교해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에 맞춰 영덕군에서도 면, 고무줄 등 마스크 제작을 위한 재료 일부를 지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오는 15일까지 열흘 동안 2천여 장의 면 마스크를 만들 예정이다.

만들어진 면 마스크는 주민복지과와 협의해 총 800여 가구에 1인당 2장씩 지급될 예정이다.

이말섭 영덕읍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마스크 확보 전쟁 속에서 어르신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긴 줄을 서시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부족하지만 우리가 만든 면 마스크가 조금이나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익명의 기부자가 마스크 1만 개를 기부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과 재경향우회 김청자씨도 마스크를 기부했다.

이렇게 기부된 마스크는 지역 주민들에게 지급됐다.

지난 6일 군청 공무원들이 총출동해 지역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1인당 2개씩 마스크를 지급했다.

군은 앞으로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는 대로 지급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기부금과 물품 기부도 잇따라

기부금을 기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덕군에 따르면 11일 현재까지 총 6천600만여 원의 기부금이 접수됐다.

농·수협, 산림조합 등 지역 8개 금융기관에서 2천만 원을, 영덕풍력발전이 1천만 원을 기부했다.

또 영덕읍교회, 영덕군여성단체협의회, 영덕군이장협의회, 강구면 이장협의회, 예주공무원동우회 등에서 소중한 기부금을 보내줬다.

영해면에서는 익명의 기부자가 저금통을 기부했는데, 저금통 안에는 동전과 지폐 등 소중한 성금 30만여 원이 들어 있었다.

이렇게 기부된 기부금은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마스크를 제외한 기부물품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명기획에서는 손 소독제 500개를, TS 폴리테크에서도 손 세정제 500개를 기부했다.

대호수산에서도 대게선물세트 300박스를 기부했다.

또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에서는 물과 커피 등 생필품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부받은 물건 역시 사회복지기관 또는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도 진행돼

착함 임대인 운동도 시작됐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경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경기침체의 고통을 함께 분담하자는 취지에서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운동이다.

영덕 1호 착한 임대인은 강구대게상가 동광어시장 윤무혁(49) 대표다.

동광어시장은 대게상가 중 가장 규모가 큰 수산물 판매센터로 윤씨는 상가 내 임차인 47명의 3월 임대료 20%(1천400만 원 정도)를 감면하기로 했다.

윤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은 취지에서 감면하게 됐다. 모두 힘을 내서 코로나19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자발적 방역 활동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방역이 중요하다.

군청에서도 긴급 방역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지역사회에서 자체적으로 방역반을 구성해 방역활동을 벌이는 곳이 늘고 있다.

영덕군 새마을회는 지난 5일과 8~9일 자체방역반을 구성해 지역사회 방역에 나섰다. 새마을지도자 영덕읍협의회(회장 임수인) 회원 7명은 영덕읍 소재 화천 행복마을과 매정 예닮노인요양원을 찾아 방역을 진행했다.

새마을지도자 영해면협의회(회장 박경식) 회원 16명도 지난 8일 영해면 상가와 영해만세시장에서 방역을 실시했다.

병곡면 새마을회(회장 김문덕)도 3개조로 나눠 관공서, 상가, 공중화장실, 승강장, 도로변 등을 집중 방역했다.

박일동 영덕군새마을지회장은 “어려울 때 우리 새마을은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앞으로도 방역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새마을지도자가 솔선수범해 ‘안전한 영덕’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영덕군 청년들도 나섰다.

영덕청년회의소(회장 신규철)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6일간 회원 20명과 함께 지역 다중이용시설과 취약계층 거주지를 중심으로 방역활동에 나섰다.

모두 자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앞으로 방역 및 홍보가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신규철 영덕청년회의소 회장은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좋다. 앞으로 청년회의소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발 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영해면 이장협의회(회장 한민희)는 아예 매주 목요일을 공동방역의 날로 정해 주마다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자체방역반(6개조, 24명)을 구성해 시가지에 방역을 실시했다.

또 성금 100만 원도 기탁했으며, 홍보 캠페인도 진행했다.

이 밖에 축산면의용소방대(대장 김진한)도 14명으로 방역대를 구성해 지역 상가 100개소에 방역을 진행했다.

예주공무원동우회가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 300만 원을 이희진 영덕군수에게 전달했다.


강석구 기자 ksg@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