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외 신종 전염병에 모두 적용||검진뿐 아니라 치료에도 활용 가능할 전망

▲ 코로나19 등 새로운 전염병을 15분 이내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장승기 포스텍 교수(가운데)와 연구팀.
▲ 코로나19 등 새로운 전염병을 15분 이내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장승기 포스텍 교수(가운데)와 연구팀.
포스텍 연구팀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15분 이내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코로나 이외에도 신종 바이러스에 모두 적용할 수 있어 검진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19일 포스텍에 따르면 장승기 생명과학과 교수, 권준영 박사, 나라얀 박사 연구팀이 바이오기업 압타머사이언스와 함께 ‘분자집게’ 일종인 압타머(핵산물질)를 이용해 15분 만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

바이러스 진단검사법에는 분자진단법, 세포배양법, 항원항체법 등 3종류가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법은 분자진단법이다. 민감도는 높지만 고비용에 검체를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 분석해야 하고 시간도 6시간 이상 걸린다.

세포배양법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용량 검사에는 부적절하며, 항원항체법을 이용한 코로나19 진단법은 아직 개발돼 있지 않다.

압타머는 유전자(DNA)나 리보핵산(RNA)으로 이루어진 핵산물질로, 간단한 저분자 화합물에서 단백질 같은 고분자 물질에 이르는 다양한 표적에 대해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을 가진 분자집게다.

DNA 압타머는 안정성이 높아 운반과 보관이 쉽고, 염기서열만 알면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대량 합성할 수 있어 항체를 대체할 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압타머는 ‘셀렉스’(SELEX)라는 과정을 통해 발굴되는데 바이러스의 경우 표적으로 사용되는 외피 단백질이 막단백질이기 때문에 기존의 셀렉스 방법으로는 압타머를 발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막단백질을 따로 분리 정제하는 대신 배큘로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이 바이러스의 외피에 표적 단백질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재조합된 바이러스를 분리 정제해 셀렉스에 사용하는 ‘바이로-셀렉스’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기반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에 작용하는 새로운 압타머를 발굴했다.

또 표적 단백질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압타머 쌍을 이용해 임신 진단 키트처럼 색깔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키트를 사용하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장승기 교수는 “발굴한 압타머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결합하면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압타머를 이용하면 검진뿐 아니라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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