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급식 유통업체 200여 곳, 수억 원 손해봐||치커리, 쑥갓 등 채소류 수확시기 놓쳐

▲ 코로나19로 인한 잇따른 개학연기로 대구의 식자재 납품 유통업이 올 스톱 되면서 업체 관계자들이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잇따른 개학연기로 대구의 식자재 납품 유통업이 올 스톱 되면서 업체 관계자들이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첫 4월 개학으로 대구·경북의 학교 급식 납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로 식자재를 전달하는 납품이 모두 중단되면서 개학만 바라보며 생업에 종사했던 유통업체의 매출이 사라졌다.



또 경북의 농가에서는 제때 납품하지 못해 한 달여간 지난 식자재들이 모두 폐기처분해야할 위기에 놓여있다.



대구시교육청과 경북광역급식센터 등에 따르면 대구 220여개의 식재료 납품 유통업체가 447개교(초등학교 230개·중학교 124개·고등학교 93개 등)에 납품을 한다.



경북은 1천여 개의 농가가 경북광역급식센터를 통해 975개교에 200여개 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개학이 세 차례 연기돼 물량 회전은 올 스톱 되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



대구의 경우 납품 유통업체가 전통시장에서 급식에 사용될 식재료를 구입해 학교에 납품을 하고 있다.



소규모의 유통업체 100개소를 두고 있는 대구·경북학교급식협동조합은 수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대구·경북학교급식협동조합 이선희(68) 대표는 “사무실은 닫혀 있지만 임대료나 직원들 인건비는 고스란히 지급해야하지 않냐”며 “업체별로 피해가 다르지만 업체마다 한 달 평균 1천만 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급식용 농산물을 직접 재배해 학교에 납품을 하는 경북의 농가의 피해는 더욱 크다.



주로 수확시기에 예민하고 친환경인 딸기, 시금치, 양파, 토마토 등은 물러버려 상품성이 떨어진 것.



시금치, 파, 상추 등 채소류는 이미 수확 시기를 놓친 탓에 모두 갈아엎고, 새로 파종에 들어갔다.



5천950㎡(1천800평) 규모의 밭을 운영하고 있는 경북 성주의 한 엽채류 농가는 쑥갓과 치커리 등 일주일마다 500박스 가량을 학교에 납품하기로 했지만, 모두 폐기처분해 약 2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



농가 관계자는 “지난 2월 말 정상적으로 개학하는 것을 예상해 수확했고, 지난 15일에도 한 차례 더 수확했지만 또 다시 4월로 개학이 미뤄졌다”며 “전통시장에 급하게 연락을 취해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감자의 경우 급식 납품을 위해 농가에서 40톤가량 저장했지만, 갈수록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



봉화에서 감자를 납품하는 윤석훈씨는 “이번 개학 연기로 2억 원 이상 손해를 봤다. 오는 개학도 확신이 없어 납품은 이미 포기한 상태다”며 “추후 시장으로 물량이 대량 나갈 경우에는 헐값으로 판매돼 농가 피해는 또 얼마나 클지 막막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는 잡곡의 경우도 회전해야할 물량이 정체되면서 업체에서는 임대료와 인건비만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광역급식센터 관계자는 “유통센터를 통해 특판 행사를 진행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 시키겠다”며 “또 기관 등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판로를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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