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웅들 위해 힘 보태는 이름없는 ‘작은 영웅들’

발행일 2020-03-19 16:40:0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에 소방 구급대원 190여 명 대기

최근 식사는 도시락에, 바쁜 업무 있다 보면 굶기도 해

대구적십자 등 코로나19 위험 무릅쓰고 따뜻한 점심 식사 제공

대구지역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국 소방대원들이 달서구 두류정수장에서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19일 오전 11시 두류정수장 중국문화원 1층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련한 대구적십자 봉사자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모인 소방대원들의 모습.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생명을 살리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들, 딸’같은 영웅들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라도 대접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19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달서구 두류정수장 중국문화원.

백인계(70·여)씨는 중국문화원 건물 옆에 주차된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이하 대구적십자)의 ‘밥차’에서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힘쓰는 소방 영웅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대구적십자 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백씨는 회원들과 함께 갓 만들어진 밥과 국, 밑반찬 등을 중국문화원 1층에 마련된 식당으로 옮기며 점심 식사 준비를 마쳤다.

그는 회원들 가운데 가장 고령이면서도 수십 년의 급식 봉사 경력과 더불어 가장 활기 넘치는 활동을 펼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백씨는 “대구지역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힘 써준 소방대원들이 도시락을 먹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이곳에 달려와 지난 16일부터 점심 식사를 도맡고 있다”며 “그나마 ‘KT 그룹’의 사회공헌팀에서 일주일간 급식을 제공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이제부터는 아예 우리가 나설 차례라는 생각에 행동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 옆에 마련된 ‘밥차’에서 바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따뜻한 온정이라도 나타내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식사를 소방대원들에게 대접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대구지역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국 소방대원들이 달서구 두류정수장에서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19일 오전 11시 두류정수장 중국문화원 1층 식당에서 대구적십자 봉사자들이 마련한 음식으로 식사하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


이날 늦게 식사를 마친 전북 정읍소방서 소속 이기선(36) 구급대원은 늘 따뜻한 밥을 제공해주는 적십자 회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중, 삼중의 전신 보호복을 착용한 채 환자이송에 눈코뜰새 없이 활동하는 이기선 대원은 일선 현장 바로 옆에서 ‘집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며 무척 놀라는 눈치였다.

이 대원은 “13일부터 동대구병원과 영덕 삼성연수원 등에 환자를 이송했고, 26일까지는 이곳에서 지원 업무를 계속할 것 같다”며 “이곳의 점심이 정말 맛있다. 요새는 힘든 일을 하고 복귀하더라도 봉사자들이 늦게까지 밥과 국을 데워놓고 계셔서 너무 고맙다. 바로 이분들이 작은 영웅들이다”라고 전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박선영 사무처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힘쓰는 소방대원들과 의료진들을 위해 동산병원과 두류정수장에서 각각 안내 봉사 활동과 급식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구적십자가 지난달부터 기부받은 성금과 물품 등이 상당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구 소방안전본부 송태영 예산회계팀장은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팔을 걷어 부친 전국의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하고, 이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지원에 나선 적십자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이곳에서 이름없이 헌신하는 이들이 바로 작은 영웅들”이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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