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오른쪽)가 지난 20일 열린 여자농구연맹 이사회에서 리그 재개 여부 등 논의에 앞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날 연맹은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 이병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오른쪽)가 지난 20일 열린 여자농구연맹 이사회에서 리그 재개 여부 등 논의에 앞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날 연맹은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재개 시점을 고민하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시즌 종료’를 택했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 리그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즌 도중에 종료를 선언한 것은 WKBL이 처음이다.

WKBL이 코로나19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한국프로농구연맹(KBL)과 한국배구연맹(KOVO)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WBKL은 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2019-20시즌을 그대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등 모든 잔여일정을 종료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고 개학이 추가 연기된 상황에서 사회적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한 결정이다.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팀당 2~3경기씩 남겨뒀었다.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 역사에서 우승팀을 정하지 못한 첫 사례로 남게 됐다. 단 현재 순위로 정규리그 순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WKBL은 “이사회 전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구단들 이견 없이 시즌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신인 드래프트 등에 연동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중단된 시점의 순위를 준용 근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선수 시즌 계약 등이 마무리되는 6월 이후 상황이 허용하면 스페셜 이벤트를 구상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1위가 됐다. 플레이오프 상금은 선수들 이름으로 코로나19 성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국내 프로리그에서 가장 먼저 무관중 경기를 실시했던 WKBL의 이번 선택은 결정 내리지 못한 KBL과 KOVO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KOVO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L은 24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WKBL이 리그 종료를 선택하면서 KOVO와 KBL 역시 리그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KOVO는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프로배구 조기 종료 여부를 논의한다.

이미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했고 정부가 보름 동안 실내 스포츠의 운영 중단을 권고한 상황인 터라 리그를 재개하더라도 정상적인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 리그 종료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리그 일정 축소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마지노선을 4라운드가 끝나는 22일 이후로 고려했다.

A매치 기간 등을 활용하면 미뤄진 4라운드를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리그 재개 신호탄이 될 수 있는 ‘학교 개학’이 다음달 6일로 추가 연기되면서 사실상 어렵게 됐다.

프로야구는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등의 대책이 있으나 코로나19 여파가 4~5월까지 지속된다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프로 리그가 아닌 종목에서는 SK핸드볼코리아리그와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가 지난달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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