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4월6일 개학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10여 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가 맞는 또 하나의 결정적 시간이다. 신규 확진자 발생을 큰 폭으로 줄이지 않으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을 또 한번 연기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지역의 한 의료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이 하루 한자릿수 이하로 내려가야 정상적 개학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도 감염경로 파악과 학교를 폐쇄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감염원 관리가 잘 된다는 전제가 기본이다. 개학 후 학교 폐쇄라는 최악의 사태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각급학교 교육 공백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교육 당국의 대책도 잇따른다. 그러나 일부 대책과 관련해서는 실효성 논란이 일어 문제가 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달 들어 초교 1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영상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4~5개 자료를 보고 공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동영상 1개의 시청 시간이 불과 3~5분에 불과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과 질 모두 기준에 미달하는 전형적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것이다. 비대면 학습지도 방안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좀더 밀도있는 자료를 만들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또 이번 주부터는 온라인이나 전화로 교사와 학부모 간 상담을 하기로 했다. 역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는 담임교사가 아직 학생들을 만나보지도 못한 상태다. 학생들의 성향, 행동패턴 등 개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데 무엇을 가지고 학부모와 상담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칫 학생 성격이나 특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학교의 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자녀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 마지못해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4월 초 개학에 대비해 학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과 점검도 시급하다. 학교는 집단 활동이 많은 특성 때문에 2, 3차 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당국은 우선 개학 이후 학생들에게 지급할 마스크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마스크 대란이 학교에서 재연돼서는 결코 안된다. 마스크를 벗는 급식시간의 감염차단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배식시간을 길게 잡고, 사정이 허용하는 학생들에게는 도시락을 싸오도록 해 자기자리에서 먹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실에서는 띄어앉기 등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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