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자녀교육과 관련한 신간

우리 아이가 올곧은 아이로 자라나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는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사춘기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자녀교육과 관련한 신간을 모아본다.

▲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사춘기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이우경 지음/메이트북스/320쪽/1만5천 원

사춘기가 뭐길래 자식 키우기가 이다지도 힘든 것일까? 지상 최대의 과제인 사춘기 엄마의 역할에 대해 정리한 자녀교육서이다.

아이에게 사춘기가 찾아오면 아이들은 화성으로 가고, 지구에 사는 엄마들은 지치고 힘들고 심지어 괴롭기까지 하다. 질풍노도의 십대와 갱년기 위기의 엄마들은 사사건건 충돌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내 아이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기에 이 책에서 들려주는 사춘기 아이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심리학적 해법들에 귀기울여보자.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 또한 두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사춘기 아이 양육을 두 번이나 경험했고 사춘기 아이들이 어렵기는 여느 엄마들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귀중한 영감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 실은 사례들은 저자가 부모교육과 집단 상담을 통해서 만났던 엄마들의 사례를 재구성한 것이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엄마가 엄마 자신을 잘 돌볼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 엄마가 마음을 챙기면 사춘기 아이가 이해되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나름대로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사춘기 아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겪는 엄마들에게 이 책이 큰 힘이 될 것이다.

사춘기 아이를 둔 엄마들의 마음 경로는 대개 비슷하다. ‘내가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엄마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닐까?’라며 자책하고 스스로를 의심한다. 그러고는 ‘저러다가 아이가 제 앞가림도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아이를 믿지 못하고 걱정만 앞선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유난히 힘겹게 느껴진다면, 갈등의 원인을 외부나 아이에게서 찾기보다는 엄마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리고 엄마 자신의 내면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사춘기 아이는 순간의 열정과 엔진은 있지만 이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브레이크가 없다. 아이가 사춘기 열병을 심하게 겪고 있다면, 이 열정의 시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주 좋은 엄마는 아닐지라도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 습관을 의식적으로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 중2병 해우소
▲ 중2병 해우소
△중2병 해우소/유선종 지음/이너브리지/248쪽/1만3천500원

이 책을 쓴 이유가 다이아몬드 같은 역량을 가진 아이들이 녹슬어 가는 모습이 안타까워서라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21세기에 진정한 엘리트가 어떤 사람이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우리들이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곳에 중2병의 원인과 해결책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식의 행복과 안정을 위해 행해지는 교육 속에서 자식과의 갈등을 경험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이 책은 스스로를 진단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식 교육에 한두 번 고민과 절망을 경험하는 것은 모든 부모가 가지는 공통된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에게 이 책은 뜻밖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우리 애들이 변했어요”, “예전에 그렇게 착한 아이였는데…”, “요즘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라며 하소연하는 부모들에게 자식과의 충돌이 있기 이전에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부모와 자식이 반목과 원망의 강을 한 번 건너게 되면 다시 회복하기에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중2병의 진짜 원인과 후유증, 진짜 해결책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부모들이 교육이라는 이름하에 벌이고 있는 학대에 가까운 모습들을 조명해 본다.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만능 주술과도 같은 명분으로 바로 밑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자식의 현재를 외면하고, 부모가 원하는 자식의 미래상을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현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진단 툴을 제시한다.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경험하게 될 세상의 수업내용도 다룬다. 학교는 사회에 좀 더 쉽게 적응하기 위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학교와 사회는 보이지 않는 장막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 끝으로 전체에 개인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역량 발견과 계발을 행하는 학교를 소개한다.



▲ 꿈을 담은 교문
▲ 꿈을 담은 교문
△꿈을 담은 교문/배성호 지음/철수와영희/180쪽/1만3천 원

이 책은 서울 삼양초등학교 학생들이 2016년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문 설계 디자인에서부터 예산 확보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완성한 교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교가 경사진 언덕에 있고, 교문 폭이 좁아 급식 차량이나 체험 학습과 실외 활동을 위한 버스가 학교로 드나들지 못하는 등 오랫동안 불편을 겪던 삼양초등학교에서는 이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2016년 ‘아름다운 교문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교문 디자인에 대한 공모전이나 워크숍, 교문 모형 만들기 같은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교문을 만드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고,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교문은 물론 학교 환경까지 바꿨다.

학생들은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는 교문이었으면 좋겠다, 교문이 쉼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학교를 상징하는 마크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향기가 나는 교문이면 좋겠다는 등 교문과 학교 공간에 대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제안을 했으며, 이 중에서 학교가 비탈진 언덕에 있다 보니 중간에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를 만들자는 의견 등은 실현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 삼양초등학교 교문 최종안은 연필 모양으로 모아졌으며, 연필 모양의 교문에는 전교생 600명이 직접 자신의 꿈이나 생각을 새겨 넣은 무지개색 돌들을 넣고 ‘꿈을 담은 교문’이라고 이름 붙였다. 학교의 주인공이지만 정작은 보호받고 교육만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지는 학생들이, 새로운 교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학교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며 학교 공간을 바꾼 것이다.

저자는 학생들이 자기 공간을 바꾸는 데 주체적으로 나서게 하는 공간 주권에 대한 교육이 바로 민주 시민 교육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함께 실린 서울 삼양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유해 물질을 조사해 개선한 이야기와 서울 당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학교에 자전거 길을 만들고, 서울 수송초등학교 학생들이 박물관에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만든 다양한 실천 사례 등은 일상에서 시작하는 민주 시민 교육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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