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정치1번지’인 이곳은 여야 4선 의원의 한판승부로 핫해진 선거구다.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전략공천된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과 현 안주인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다.

이번 총선은 이들 모두 정치적 운명이 걸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 의원은 TK(대구·경북) 통합당 의원 중 유일하게 공천에서 살아남은 중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고 여권 내 대표 잠룡으로 꼽히는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대권가도까지 노려볼 수 있다.

이들만의 싸움으로 본다면 보수텃밭인 TK인데다 조국 사태 이후 대구지역 민심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주 의원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최근 통합당 공천 파동에 대한 지역민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은 점이 주 의원의 발목을 잡는다.

통합당 공천파동에는 김 의원 낙선 명목 아래 이른바 ‘자객 공천’으로 수성갑에 배치된 주 의원도 포함된다.

주 의원이 공천되기 전 이미 이 지역구는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통합당에 어떤 인사가 출마해도 김 의원을 이긴다는 결과가 나온 상태였다.

당연히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한 통합당 후보들은 격노했고 그 가운데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서나갔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더구나 이 전 구청장은 공개 서한을 통해 주 의원에게 보수후보 단일화를 위한 양자 경선을 지속적으로 제안했지만 주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소속 출마 명분도 확실히 챙긴 상태다.

이 전 구청장은 “4선의 골리앗들을 물리치는 수성구의 다윗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그는 “수성구에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문 정권의 가신을 뽑지 않겠다는 여론과 통합당 막장 공천과 맥락 없는 돌려막기를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높다”며 “수성구의 다윗이 돼 수성갑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또 다른 보수 인사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친박계 핵심인 친박신당의 곽성문 전 의원이다.

곽 전 의원은 “주호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민주당 정권 출범에 협조한 탄핵 세력을 애국 시민과 함께 모든 힘을 다해 응징하겠다”고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에따라 적전분열로 보수표 분산이 불가피하게 됐다.

때문에 진보 고정 지지층이 단단히 형성돼 있는 김 의원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정부를 향해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코로나 TK 예산 증액 등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주 의원의 입장에서는 남은 2주 동안의 선거기간 동안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부각되며 통합당 바람이 반드시 불어야 한다.

이를 모를리 없는 주 의원도 선거 슬로건을 ‘문재인 정권 폭정! 주호영이 막겠습니다’라로 정하고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 상태다.

주 의원은 “수성갑을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해 정권 교체를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몰아 넣은 문 정권과 민주당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남은 선거기간 동안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통합당 공천 심판론 가운데 어떤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금배지의 주인공이 달라질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가능한 5선 국회의원 타이틀을 누가 가져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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