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 엇갈리는 ‘높은 투표율’과 ‘정당 기준 투표’

발행일 2020-04-06 15:37:0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전국에서 300명의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난리통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투표율과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변수로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일부의 우려와 달리 ‘반드시 투표할 것’이란 응답이 70%가 넘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 열기가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후보 선택 시 고려사항으로 ‘소속 정당을 보겠다’는 응답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 간 이념대결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선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책·공약 대결이 실종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선관위가 지난달 23~24일 전국의 18세 이상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 관심도 및 투표참여 의향 등에 관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나타났다.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2.7%에 이르렀다. 4년 전 20대 총선 때 응답률 63.9%(실제 투표율 58.0%)보다 8.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6.7%였다. 4년 전 14.0%(실제 사전투표율 12.2%)보다 12.7%포인트 높다. 사전투표율을 통해 지역 표심의 향배를 점쳐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표율에 따라 각 정당과 후보자 별 유·불리가 달라지겠지만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고려하는 사항으로는 인물/능력(29.8%), 정책/공약(29.7%), 소속 정당(29.0%)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인물/능력은 4년 전보다 5.3%포인트 낮아진 반면 소속 정당은 13%포인트나 높아졌다. 투표가 진영 간 대결로 흐를 가능성이 높음을 말해준다. 정책/공약은 2.4%포인트 높아져 큰 변화가 없었다.

통상 총선의 막판 쟁점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신성장 동력 유치 등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행정통합,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대구·구미 상수원 갈등, 포항 의과대학 설립 등 지역별 현안이 중요한 쟁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관심권 밖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진영 간 이념적 정체성의 차이가 크면 소속 정당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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