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지구서 출토된 신라시대 ‘말 갑옷’ 재현

발행일 2020-04-07 13:13:4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2009년 안장 등과 출토돼, 오는 6월 전시회 및 세미나 계획

경주 쪽샘지구에서 신라시대 장군들이 전쟁에서 활용했던 28t에 이르는 말 갑옷 더미가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에 대한 10년의 집약된 연구 성과를 종합해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발굴 문화재와 재현품 전시회를 여는 것은 물론 관련 연구를 위한 세미나 등의 연구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 중에 발견된 말 갑옷은 도굴되지 않은 상태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 출토돼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과 가슴부분, 몸통부분(130㎝×100㎝), 엉덩이 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다. 재갈, 안장, 등자(발걸이) 등 관련 유물까지 함께 수습돼 신라의 기마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가 됐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발굴조사 당시 이례적으로 고고학 조사와 병행해 740매에 이르는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습도 유지와 내부오염 방지를 위한 임시 가건물을 설치했다. 냉난방 등 공조시설을 마련, 최대한 일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노력했다. 말 갑옷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사전에 모의수습 실험을 거쳐 28t에 이르는 말 갑옷과 주변부 토양을 손상 없이 완벽하게 떼어냈다.

발굴조사가 완료된 이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약 10년에 걸쳐 말 갑옷에 대한 수습·보존·연구를 진행했다.

도면과 사진, 엑스레이 촬영 결과도 함께 수록했고, 각 부위에 대한 내용도 고고학 관점에서 상세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약 18개월이 소요된 말 갑옷 수습의 현장 분위기와 이송과정, 보존처리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삼국시대 마갑에 대한 이처럼 상세한 종합보고는 국내에서 처음 이뤄졌다. 그리고 말 갑옷과 더불어 말 투구, 말갖춤 일체의 복원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복원을 위해 그 연결방법과 착장방식에 대해 분석했다. 함께 출토된 재갈, 안장, 등자 등 말 갖춤 일체를 종합 검토했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종합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도 제작했다. 사전 작업으로 말 갑옷 조각들과 같은 크기의 플라스틱 복제품을 먼저 제작했다. 복원된 말 크기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말 모형도 갑옷 재현품 착장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제작한 재현품은 말 투구와 말 갑옷의 구조적 특징, 연결기법, 착장 상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종훈 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보고서와 말 갑옷 재현품으로 오는 6월께 전시를 개최해 학계와 관련 연구자, 일반인들이 고대의 신라 기마문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어 “전시 외에도 신라 기마문화와 관련된 연구와 활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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