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코로나 의료진 후원 미술전시회에서 술판 벌인 대구미협…예방수칙도 안지켜

지난 4일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는 코로나19 기부금 조성 행사가 열렸지만 관계자들이 술판을 벌이면서 그 취지가 퇴색됐다. 사진은 행사 모습.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후원하기 위한 대구 미술인들의 행사에서 감염 예방 수칙은 오간데 없이 술판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한 가운데 자신들 역시 코로나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의 미술단체가 코로나 의료진 후원이란 좋은 목적으로 마련한 행사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극복 응원 행사가 코로나 감염이 우려되는 뇌관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다.

대구미술협회(이하 대구미협)는 지난 4일 대구 수성구의 A호텔에서 코로나 대응에 나선 의료진을 위한 ‘힘냅시다. 대구!’라는 기부금 조성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구미협 회원이 본인의 작품(평균 100만 원 상당의 가치)을 30만 원에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고자 마련됐다.

대구미협 회원과 관람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대구미협 회장단 대부분이 코로나 감염 확산 등을 우려해 이번 행사 개최를 반대했지만 일부 회원들의 주장으로 행사가 강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대구미협 내부 협의가 생략된 가운데 뒤늦게 회장단 14명 중 12명이 코로나 확산이 걱정된다며 행사를 반대했지만 협회장 등 일부가 독단적으로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참석자 300여 명 중 20여 명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웃듯 행사 이후 뒤엉켜 술을 마셨다는 것.

특히 이들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서로 술을 권했고 준비된 음식도 함께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행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로 예정됐는데 행사가 끝나기 1시간 전부터 술판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술 더 떠 대구미협 측은 이날 행사 과정에서 코로나 예방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만일의 감염 사태에 대비해 참석자를 대상으로 쓰도록 하는 방명록 작성을 하지 않았으며 모든 행사에서 손 소독제와 체온계 등을 준비하라는 대구시의 지침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대구미협 관계자는 “작품을 구매하던 시민과 호텔을 찾은 손님 등이 이날 벌어진 술자리를 보고 코로나 감염 위험성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진행한 이점찬 대구미술협회장은 “행사 때문에 늦게까지 점심 식사도 못 한 관계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술을 마셨다”며 “큰 행사는 이사회를 거쳐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회장 권한으로 개최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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