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안내에다 선거운동까지…쏟아지는 문자 폭탄 “지친다 지쳐”

발행일 2020-04-08 15:35:4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후보자들, 코로나19에 문자메시지 통한 선거운동 의존도↑

다른 지역에서 오는 선거운동문자까지

연락처 노출된 것 같아 “기분 나빠”…차단 및 거부 방법은?

지난 7일 오후 9시께 대구 동구의 한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보낸 선거운동문자.
광주 광산구의 한 후보자가 대구시민에게 보낸 선거운동문자.
4월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밤낮없이 쏟아지는 선거운동 문자 ‘폭탄’에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를 직접 만나 지지를 구하는 선거운동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특히 올해 후보자들의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로 안전안내문자에 선거운동문자까지 쏟아지면서 문자폭탄 스트레스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인터넷이나 이메일과 함께 선거 당일에도 가능해 15일까지 이런 스트레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문자는 유권자 한 명에게 8회까지만 발송할 수 있다.

하지만 출마한 후보자가 많은 지역이나 다른 지역 후보자들이 보낸 문자까지 포함하면 하루에만 여러 통의 선거문자를 받기 부지기수다.

선거운동문자 발송시간은 선거 당일 포함 24시간 가능하다보니, 문자메시지 발송 시간대 역시 제각각이다.

이른 아침 문자를 보내는 후보자가 있는가 하면, 밤늦은 시각 선거운동문자를 발송하는 후보자도 있는 것.

권모(35)씨는 “대구 동구의 한 후보자는 오후 9시 넘은 시간에 선거운동문자를 보냈더라. 종일 안전안내문자에 선거운동문자까지 시달렸는데 늦은 밤까지도 선거운동문자가 오는걸 보고 올라오는 화를 억누르며 스팸 처리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선거운동문자가 쇄도하자 온라인포털에는 선거운동문자 연관 검색어로 ‘선거운동문자 신고’가 뜨는가하면, 온라인 카페 등에는 선거운동문자 차단 방법을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선거운동문자 차단은 휴대전화 설정 기능을 통한 차단도 가능하지만, 선거문자의 수신거부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일부 시민들 중에는 불편을 넘어 개인 연락처 유출로 인한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모(35)씨는 “광주에서 대구에 온 지 3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광주에서 선거운동문자가 오고 있다. 전화번호와 같은 개인정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새어 나갔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구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도 선거운동문자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다른 구 선거문자가 오기도 하나요?’라는 글에는 ‘동구에 사는데 수성구 출마 후보자 문자가 매일같이 온다’, ‘경산 떠난 지 7년이 넘었는데 선거철만 되면, 이 정도면 경산시가 개인정보 판 것 아닌가’, ‘전화기를 바꾼 지도 오래됐는데 경기도에서도 문자가 온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각 후보자들이 제각기 알아서 전화번호를 입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관위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유권자 전화번호를 후보자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권자 전화번호 수집 방법이나 등록 여부 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 보니 매 선거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선거운동문자에 불만을 호소하는 유권자가 더욱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